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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Aug 25. 2022

좁은 길

그 끝에 광야의 밝은 빛과의 만남을 믿는다. 나를 믿어본다.

아침 일찍 출근 한 날이다. 수년 째 걸어 다녔던 그 길이 오늘따라 힘겹게 다가온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동안 삶의 버거움을 나눠 가졌던 같이 출근하던 많은 사람들이 없어서 나 혼자 그 길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출근 길이 좁게 다가온다. 그러다, 문득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끝에서 비치는 아침 햇살이 눈에 들어온다. 새벽 출근 그 길의 버거움을 홀로 짊어져야 하지만 반대로 오늘따라 유난히 강렬해 보이는 그 아침 햇살도 오롯이 나의 몫이 된다. 그래서 결국 나의 오늘의 그 길의 버거움은 나의 오늘의 강렬한 햇살로 상쇄돼버렸다.


삶을 살다 보면 좁은 길을 걸어가야  때가 있다. 어쩔  없이  좁은 길을 걸어가야  때도 있고 넓은 길을 마다하고 좁은 길을  스스로 선택할 때도 있다. 나의 대부분의 삶의 방식은  옛날 중고등부 도보 성지순례교사로 참여했을 때의 ‘함께 가자 우리  길을표어처럼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인생의 여정을 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좁은 길에서는 함께하기가 어렵다. 오롯이 스스로  길을 걸어가야 한다. 이때에 나에게 필요한  무엇이었고 어떤 것일까?


첫째, 나를 믿는 믿음이다. 의지할 사람은 나 밖에 없는 순간이 있다.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모든 문제를 내가 안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외로운 순간일 수 있다. 이때 의지할 만한 것은 정말 나 밖에는 없다. 그 순간 중요한 건 나를 향한 무한한 신뢰이다. “넌 잘할 수 있어. 예전에 그 모든 걸 잘 이겨 냈듯이 지금도 잘할 수 있어” 나에게 스스로 응원을 해 본다. 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이 모든 걸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없다. 나를 스스로 응원하고 나를 스스로 믿으며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한다.


두 번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것이다. 사실 언제나 실패가 두려워 ‘배수의 진’을 치고 막바지까지 뭔가를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나로선 실패라는 것은 여전히 감당하기 어렵다. 한 번의 실패도 인생의 큰 낙오처럼 느껴지는 내가 그 두려움을 떨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도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 삶은 언제나 완벽할 수 없기에 우리는 실패와 함께 할 수밖에 없고 혹  큰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그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한다. 큰 성공을 위해서는 작은 성공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한다. 반대로 인생에서 혹시 모를 실패를 이겨내고 그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실패도 해 보아야 한다. 실패가 두려워 좁은 길로 가지 못하는 것이 더 위험하고 때론 힘든 일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좁은 길로 자꾸 걸어봐야 한다.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있을 때 우린 좀 더 편한 넓은 길로 항상 가려고 한다. 때론 본인의 직접적인 선택에 의한 좁은 길도 많이 경험해 봐야 한다. 갑자기 닥친 어떡할 수밖에 없이 걸어가야 하는 좁은 길을 덤덤히 이겨내기 위해서는 좁은 길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때론 넓은 길과 좁은 길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사소한 이슈로 보이는   질끈 감고 무시해 버릴까  때가 있다.  작아 보이는 이슈까지 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결과로 가는  길이 너무 좁고 험난하게 보인다. 문제가 전혀   같지 않은  이슈만 넘긴다면 그냥 일상의 평탄한 길로 일을 마무리할  있다.  때는 렵고 좁은 길을 택하는  정답이다. 내가 수고를 조금  하더라고 설사  작은 이슈로 프로젝트가 조금 지연되더라도 해결해야  문제는 풀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좁은 길로 가는 연습이다. 내가 만약 이슈들을 간과하고 넓은 길로만 가도록 길들여졌다면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좁은 길을 가는 것에 망설였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융통성이 없고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행동이 시간과 노력은  들지만 나에겐 안도감을 준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에스컬레이터가 마치 좁은 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끝에는 넓은 지하철 출구가 있다. 좁은 에스컬레이터를 통과해야지만 밝은 출구로 나갈  있다. 중고등학교  나름 힘들었던 시절을 당시 터널을 통과하는 시기로 어딘가에 적었던 기억이 난다.  터널의 좁은  역시 통과해야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다음 단계에서 다른 터널이,  다른 좁은 길이 나온다 하더라도 현재의 좁은 길을 통과해야지만 출구가 나온다.


지금  다시 인생의 새로운 좁은 길을 걷고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견뎌 내고 묵묵히 걸어야만 하는 길이다. 끝이 언제일지  끝에 도달한다 해도 광야가 펼쳐질지 아니면 다른  좁은 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는지는  모르겠다. 인생의 좁은 길의 어려움은  좁은 길안에서 다른 여러 갈래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선택에 따라 출구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 무작정 걸어간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여하튼 가야 한다는  맞다.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아침 출근길 멀리서 바라보던 밝은 빛이 생각이 난다. 나의  좁은 길에서도 언젠가는 빛이 보이리라 믿어본다. 나에게 응원메시지를 보낸다. 언젠가는 걸어가는 좁은 길이 아닌 넓은 광야의 밝은 빛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이다. 그날을 믿으며 오늘도  좁은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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