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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키타카존 Sep 06. 2022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들

습관과 보상

아침 출근 전 사무실 인근에서 헬스를 시작했다. 코로나 시작 후 그만두었던 헬스였으니 거의 2년 반 만에 다시 시작하는 운동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지만 나를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어 움직이게 하는 것을 만들어 본다.


지금은 지하철로 출근하지만 예전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는 버스로 출근했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힘들 땐 아침 일찍 출근할 때 나에게 도움을 주는 보상을 떠올린다. 일찍 버스로 출근할 때는 출근시간의 번잡함을 피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단축되는 출근시간을 생각했다. 평소에 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버스 안은 아침 이른 시간에는 앉아서 편하게 그리고 빠른 시간에 출근할 수 있다. 잠깐 눈을 붙일 여유도 주었다. 현재의 지하철 출근에서도 번잡함을 피할 수 있는 이른 출근의 장점을 떠올리며 아침에 침대 밖으로 나온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정말 출근길의 번잡함을 피해야 한다는 절실감으로 침대에서 약간 밍기적거리다가도 아차 하고 눈을 떠 출근 준비를 한다.


오래전 습관과 관련된 책을 읽고 현재 나에게 남아있는 보상이라는 개념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난 출근길에 대한 보상을 만들었다. 요즘에는 ‘루틴’이라는 개념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그 당시 습관이라는 책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가 있었다. 종교생활과 관련이 있었다. 난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을 만들어 기도하러 자리에 들어가기까지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저하지 않고 기도하는 자리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그걸 습관으로 풀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습관보다는 그 당시에는 절실함이 나를 그  기도의 자리로 이끌었었다.


퇴근 후 책을 읽거나 무언가 자기 계발을 위한 학습을 하기 위해서 책상에 앉는 습관을 가지기 위한 이유도있었다. 이럴 때는 책상에 앉기 위한 보상이 하나의 시그널처럼 작용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가령 책을 보기 전 책상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차를 마시고 그 이후 책상에서 무언가를 시작한다고 하면 이런 일렬의 행동이 보상인 동시에 공부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 되는 셈이다. 바로 책상에 앉는 것은 힘들 수도 있지만 책상에서 차를 마시고 디저트를 먹는 건 어려운 일이 이나다. 이런 나의 필요에 의해서 그 당시에 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책도 읽었었다.


무언가가 습관이 되면 그 습관의 행동 패턴이 하나의 묶음이 된다. 그러면 일상생활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 줄어들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실제 하고는 괴리감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서 어떻게라도 일상의 좋은 습관을 일과의 루틴으로 만들면 놓으면 일상의 고민거리가 줄어들고 무언가 자칫 작심삼일 거리로 전락할 수 있는 일들도 나의 중요한 하루 루틴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보상 말고 다른 종류의 보상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도 있다.


평일에 바쁘게 지내다 보니 특별한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집에서 쉬고 싶은 것이 대부분 직장인들의 희망이다. 늦잠도 자고 못 봤던 TV나 책도 보면서 뒹굴거리고 싶다. 그러나, 이런 한가로움을 깨고 나를 일어나게 만드는 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이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아빠를 차지하기 위한 아이들의 재잘거림은 주말에는 극에 달한다. 중학생이 된 큰 아이는 조금 덜 하기는 하지만 초등학생 작은 딸의 재잘거림이 시작되면 어느덧 동시에 양쪽에서 들려오는 두 가지 이야기를 다 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런 주말에 집에 가만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먼저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물어본다. 우리집 외식 메뉴의 결정권은 아이들이 가지고 있다. 난 그냥 적정 수준을 유지해 주는 정도이다. 어디를 가고자 할 때도 아이들의 의향을 물어본다. 이렇게 주말에 날 움직이게 하는 건 아이들의 웃음소리다. 주말에 날 움직이게 만드는 큰 보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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