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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 Feb 20. 2022

나는 이혼녀, 너는 ADHD 5

5. 검사를 받다.

무리가 생겼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무리, 집단 속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 사람일지라도, 우리는 무리가 필요로 하다. 

가깝게는 가족, 친구, 직장,

나는 그들이 고마웠다. 우리와 함께 해 주어서, 아니 우리를 불러주고 끼워줘서. 같이 어울렸다가 아니라... 

이런 마음은 항상 나를 위축되게 만들었고, 예민하고 까다롭게 아이를 대하게 했다. 


' 이러지 마, 저러지 마, 튀지 마, 단정하게 행동해! ' 


이혼 가정이라서 그렇다고 수군거릴 거란 확신이 내 마음에 말뚝처럼 박혀있었다. 


나와 아이는 그들과 매일매일 같이 모여서 놀고 이야기했으며, 여행도 같이 갔다.

나는 그들과 있으면서 안도감을 느꼈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아이의 모습도 보았다. 

아이는 사교적이고, 도전을 좋아하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다.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타인과의 공유.


이혼하면 여러 가지 힘들어지는 것들이 있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힘듦 중 하나는 육아에 대한 공감과 공유, 격려와 지지다.

아이는 태어난 후 끊임없는 변화를 가진다. 

일어서기, 두발로 걷기, 옹알이, 말하기, 걸음마... 성장과 함께 보여주는 아이의 소중한 모습.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감동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더 커지고 충만해진다. 

아이의 일상을 남편과 할머니, 할아버지와 공유하면서 살을 붙이고 되새기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긍정의 감정은 전파되면서 더더욱 큰 감동으로 돌아오고 고된 육아를 보상해 준다.


' 기쁨은 같이 하면 더 커지고, 슬픔은 같이 하면 줄어든다.'는 말처럼

육아의 감동을 혼자서만 되새기다 보면, 환희는 서서히 줄어들고 감동의 촉수는 돌처럼 단단히 굳어버린다. 

 

아이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웃어주고 감동해 주는 가족! 

물론 다양한 형태의 ( 친구, 유치원, 동네 엄마들, 온라인 커뮤니티 등 ) 지인과 함께 할 수 있지만, 

절대적인 공감을 해 주는 가족은 그 무엇으로도 대처할 수 없다.

아이의 성장을 같이 공감하고, 웃어주고, 기뻐해 주고, 격려해 주며, 사소한 사진 한 장, 놀이터에서 넘어진 이야기부터 유치원 학예회를 가족과 함께 하면서 자식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사랑은 더욱 증폭된다.

물론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간섭으로 피곤해지는... 그러나 모든 것은 균형이 중요하다. 

지지와 간섭. 어느 한쪽으로 치중되었을 땐 언제나 문제가 생긴다.


아이를 데리고 이혼을 고려한다면, 

배우자의 부재로 채울 수 없는 육아의 공감을 누구와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 또한 나는 몰랐던 것이었다. 




초등학교에서 연락을 여러 번 받았다.

지각, 나머지 공부, 수업 시간에 떠들기,  선생님 지시 안 듣기, 학교 나무 올라타기, 화장실에서 물장난,

내가 학교를 다녔던 시대와 너무도 달랐다. 사회는 변화한다. 변화는 좋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학교에서의 연락은 나를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밀어 넣었다. 학교 번호가 뜨기만 해도 숨이 막혔다.

초등 1학년 때 'ㄹ' 자를 거울에 반사된 형태로 쓰는 것을 보고 담임 선생님은 난독증을 의심했다.

내가 더 견딜 수 없었다. 아이를 검사하기로 했다. 나는 추천과 조언을 받아 저명한 곳을 찾았다.

편하지만은 않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결론은 

' 난독증이나 ADHD나 특이한 증상은 없다. 

전체적으로 상위 지능이며, 높은 영역은 상위 1%에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이 있다. 

그러나 불안감이 높고, 영역별로 격차가 있으니 이를 줄여주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것은 꼭 면죄부 같았다. 도장을 꽝꽝 찍은 정상 범위로 들어가는 허가증 같은.

담임 선생님께 결과를 드리며, 나도 제발 그냥 평범하게 지내고 싶다고 간절하게 바랬다.


                                                                                                                                                     - by 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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