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by Jin

오늘은 클라이언트/매니저의 입장에서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는 법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끔 디자이너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외국어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지는 않나요? ‘브루탈리즘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산세리프 폰트에 스트로크를 더해 배경과의 콘트라스트를 강조하고 건조한 느낌을 더해봤어요.’ 이게 말로만 듣던 휴먼 보그체인가? “글씨 색 빨간색으로 바꿔주세요. 너무 안 보여요.”라고 얘기해도 “그렇게 하면 요청하셨던 느낌이 안 나와요. 모던하게 해달라고 하셨잖아요. 이 배경에서는 빨간색으로 하면 더 안 보여요.”하고 피드백을 주는 건 나인데 오히려 핀잔을 듣는 것만 같은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곤 하죠.


대체 디자이너들의 뇌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요?


001.png

인터넷상에서 테니스공이 무슨 색인지 논란이 되었던 사실 알고 계신가요?

만약 노란색 혹은 초록색이라고 답변하신 분들은 아마 디자이너가 아닐거예요. 디자이너들은 저마다 노란색이다. 초록색이다. 다투는 사람들 뒤에서 한숨을 쉬며 “답지를 노란색이랑 초록색만 주면 어떡해. 저건 노란색도 초록색도 아닌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어떤 디자이너는 레몬라임색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떤 디자이너는 녹색이 섞인 형광 노랑이라고 할 수도, 어떤 디자이너는 #D7E700 혹은 RGB(179, 255, 0)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렇듯 디자이너는 어떤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요. 디자이너의 언어로 말하지는 못해도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는지 알아두면 훨씬 업무가 편해질 거예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피드백을 전달해야 할까요?


1. WHAT, WHY, HOW


피드백의 기초는 WHAT WHY HOW입니다. University of Notre Dame의 교육자료에 따르면 피드백의 WHAT, WHY, HOW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WHAT: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피드백이 모호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 오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호한 표현을 피하고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개인의 성격이 아닌 특정 행동이나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WHY: 왜 문제인지, 왜 개선이 필요한지

작업자가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또는 부족한 부분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단계입니다. 이 부분에서 모호하거나 감정적인 방식으로 피드백을 전달하면 피드백의 전문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시로 “보라색은 식욕을 저하하는 색상이고 클라이언트가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원하기 때문에 색상의 톤을 변경하는 게 좋겠다.”


HOW: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해결책 제시: 단순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 방안도 함께 제시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전문 분야가 다르다면 조금 달라요.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의 관계에서는 HOW는 잊어버리셔도 좋습니다. 왜냐고요? 최고의 HOW를 찾아내는 게 디자이너의 역할이니까요.


예를 들어 포스터에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이슈가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후원사에 대한 소개가 쓰여 있는 부분인데 잘 보이지 않는다면 후원사에서 불쾌해할 것이 염려되어 “여기 글씨 크게 해 주세요”라는 피드백을 줄 텐데 이 내용을 WHAT, WHY, HOW에 적용해 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WHAT: 이 특정 영역 텍스트의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WHY: 고객사의 이름이 쓰여 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HOW: 그러니까 텍스트를 키워주세요. -> 어떻게 하면 가독성을 올릴 수 있을까요?


가독성을 올릴 방법은 수십 가지가 있어요. 백그라운드 색상을 어둡게 변경하거나, 텍스트 밑에 그림자를 깔거나, 텍스트 색상을 변경해서 대비를 강조하거나, 두께를 변경하는 등등... 여러 가지 옵션 중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의 역할이죠. ”글씨 크게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순간 디자이너는 문제점이 뭔지도 모른 채 더 좋은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글씨 크기만 키워서 수정할 확률이 높거든요.



2. POSITIVE & NEGATIVE


디자이너들에게 작업물은 자식 같은 존재예요. 창작물에 대한 크리틱을 개인에 대한 크리틱과 동일시하여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감정적인 반응이 발생하는 일도 많습니다. 이 부분을 나쁘게만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요. 작업물에 대한 애착이 있는 분들은 그만큼 디자인에 대한 열정도 있고 본인이 부끄럽지 않을만한 작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대다수거든요.

그런 분들을 위해 이 피드백이 디자이너 개인에 대한 피드백이 아니라 작업물에 대한 내용임을 확실히 인지시키고 피드백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힌다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적어질 거예요.


업무 과정에서의 피드백, 특히 팀 내 피드백이 아닌 클라이언트와 외부 프리랜서의 관계라면 적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수정할 부분만 피드백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정 내용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피드백도 함께 전달해 주시면 전체적으로 작업물의 퀄리티를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된답니다. 부정적인 부분만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작업자의 주체적인 작업 의지가 떨어지고 디자이너가 제안할 수 있는 창의적인 부분들도 저해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정확히 명시해 두지 않으면 다른 수정 사항을 작업하며 만족스러웠던 부분도 함께 수정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긍정적인 피드백도 꼭 함께 전달해 주세요. 예를 들어 “백그라운드 패턴에 곡선적인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라고 말씀해 두시면 다른 수정 사항을 적용할 때 곡선적인 느낌이 줄어드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거예요.


피드백을 더 명확하고 상냥하게 전달하는 게 어렵고 답답하다면?

리트 무료로 시작하기 클릭!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전국제웹툰잡페어|공유로 인한 저작권 문제까지 해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