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by 병아리선생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요즘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인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은 매일 거울을 보며 이렇게 외치고 방문을 연다


미지.

아직 알지 못한다.


처음에는 다 안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내가 가장 원하는 일이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

책에서는 분명 직접 해보면 좋아하게 될 거라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동화 속 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오일 없는 톱니바퀴처럼 매일 삐그덕 대는 나 자신만 있을 뿐.


좋은 면만 보고 호기롭게 시작한 일들은

나에게 밝고 어두움의 명암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나를 알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나를 모르겠다


그러다 유미지를 보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


모르는 게 잘못된 게 아니구나

모르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더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른다

하지만 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면서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되고

또 다른 미지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것이다


나의 진로 탐색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남이 아닌 나를 찾기 위해서

정말 내가 원하는 일들을 또 무모하게 시작할 것이다


지금 1년 만에 다시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 또한 그러하다


도착지에 내가 상상했던 내가 없을 수 있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이 과정 자체가 이미 빛나는 순간들이다


그동안 외면했던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나는 오늘도 미지의 하루를 살아간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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