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바람처럼 추상적이고 어려운 개념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과 매 순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란,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의견이나 가치 판단 없이 바라보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순수한 관찰,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우리의 뇌는 세상을 인식할 때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해석을 더한다. 내가 보고 느끼는 세상은 나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내가 학습한 것들로 이루어진 해석의 결과다. 완전히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본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거의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사자를 본다면, 우리는 단순히 그것을 '사자'라고만 인식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에 '위험하다', '강하다', 혹은 '아름답다'는 감정을 덧붙인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끊임없이 세상을 해석하고, 그 해석은 우리 경험의 축적물로부터 나온다.
특히, 우리가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갈등을 겪을 때,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우리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해석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한다. 이런 판단은 종종 '내가 옳고 상대가 틀리다'는 결론에 이르게 하고, 이는 대화와 관계를 단절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그런데 '옳고 그름'의 기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우리 안에서 나온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학습한 것들, 그리고 그로 인해 형성된 나만의 가치와 신념이 기준이 된다. 이 기준은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굳어지고, 결국 고정관념이나 편견으로 자리 잡는다.
세상에는 본래 가치가 없다. 사자가 사슴을 잡아먹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그것을 '잔인하다'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붙여진 해석일 뿐이다. 자연의 먹이사슬 안에서 이 행위는 단순히 생존의 과정일 뿐이다. '잔인하다'는 감정과 판단은 인간 사회에서 만들어진 가치일 뿐이며, 이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가치는 우리가 학습하고 경험하며 형성한 주관적인 것이고, 바로 이 주관적인 가치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현명하고 넓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을 자신의 관점만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틀 안에서만 판단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들의 시각을 이해하려 한다. 엄격하고 경직된 잣대보다는 여유롭고 개방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단순히 듣고 공감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열린 마음을 가진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에게 지거나 자신의 신념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열린 마음은 더 큰 통합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통합의 관점 위에서 우리는 더욱 현명하고 깊이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내가 옳고 상대가 틀렸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를 찾으려는 태도가 바로 지혜의 시작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수용하는 길은 쉽지 않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 안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인식하고, 그것들을 내려놓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