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불행을 인지하면서도 나는 행복할 수 있는가?

by 밤하늘 읽는 시간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마주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뉴스에서 들려오는 비극적인 사건, 익명의 누군가가 겪는 고통을 접할 때, 우리는 순간적으로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그 감정이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반면,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힘들어하면, 우리는 훨씬 깊은 슬픔을 느끼고, 때로는 그들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 되기도 한다.


타인의 불행을 인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한 정보의 습득이 아니다. 우리는 불행을 ‘이성’이 아니라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불행을 얼마나 가까이에서, 얼마나 직접적으로 체험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 반응은 달라진다. 멀리 있는 사람의 고통은 안타까운 이야기로 남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은 곧 나의 상처가 된다. 예를 들어, 전쟁이나 기아로 고통받는 제3세계의 어린이들의 죽음을 접할 때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그 슬픔이 나의 어머니가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보다 더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타인의 불행을 인지하면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의 행복감은 본능적이고 즉각적인 감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우리는 그 순간만큼은 타인의 불행을 잊고 행복을 느낀다. 즉, 타인의 고통을 안다고 해서, 우리의 본능적 행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불행을 알면서도 온전히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따른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동시에 ‘이 행복을 누려도 되는가’라는 자각이 들 때, 그 행복은 완전하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나 혼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괜스레 미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혹은, 세상의 불평등과 부조리를 마주할 때, 내가 느끼는 행복이 부당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결국, 완전한 행복이란, 단순한 감각적 즐거움이 아니라, 정서적·도덕적 평온함 속에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타인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의 행복을 부정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행복이란 개인적인 감각이면서도, 동시에 관계 속에서 더 깊어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면서도, 우리의 삶을 살아간다. 타인의 불행을 인지하는 것과 나의 행복을 누리는 것은 반드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이다. 타인의 불행을 애써 모른 척하며 나의 행복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 불행을 인지한 채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 나의 행복이 타인의 아픔을 외면한 결과가 아니라, 타인과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질 때, 우리는 더 깊고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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