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나’로 살아가고 있을까?

by 밤하늘 읽는 시간

우리는 누구나 여러 얼굴을 품고 살아간다. 이기적인 마음과 이타적인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하고, 때로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은 나만을 먼저 챙기고 싶어진다. 이렇게 내 안에는 서로 다른 모습들이 공존하고, 그 복잡한 조합이 바로 지금의 나를 만든다.


나는 선할 수도 있고, 이기적일 수도 있다. 어떤 날은 조용히 한발 물러서 있는 내가 되고, 또 어떤 날은 앞장서서 세상을 바꾸고 싶어지는 내가 된다. 때로는 지나간 감정에 흔들리고, 또 어떤 날은 믿기지 않을 만큼 의연하다. 이렇게 다양한 자아들이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며, 우리는 그 안에서 나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언제나 다르다. 나는 나를 가장 잘 안다고 믿지만, 사실은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모습도 많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순간의 나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 더 선명히 남아 있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온전히 아는 나’를 갖기 어려운 존재다. 그렇다면, 타인을 온전히 안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이처럼 나라는 존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변화하고 있다.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내일의 나는 또 다를 것이다. 기억은 새로이 쌓이고, 감정은 다르게 흔들린다. 그러니 오늘 내가 느끼는 것도, 판단하는 것도 완전히 새로운 ‘나’의 선택일 수 있다.


우리는 고립된 개체가 아니다. 나와 타인은 이어져 있고, 나와 세상도 이어져 있다. 나의 말과 행동, 나의 생각과 감정은 언제나 관계 안에서 작동한다.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때로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남긴 말 한마디, 눈빛 하나가 그 사람의 하루를 바꿀 수 있는 것처럼, 나 역시 수많은 이들의 기억과 감정 안에서 다시 구성된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같은 시간 속을 걷는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더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상처를 겪는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혼자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존재다. 내가 누구인지 묻는다는 건, 곧 내가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묻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연결은 매 순간 새롭게 쓰여진다. 어제 내가 했던 선택은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 내가 만드는 기억은 내일의 나를 다시 빚는다. 매일이 처음 겪는 하루라면, 우리는 매일 새로운 나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거나, 혹은 더 유연해졌을지도 모를 오늘의 나를 마주하며, 우리는 또 하나의 ‘나’를 살아낸다.


삶이란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세상 속에 정직하게 비춰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답게 존재하는 것. 다른 사람과의 연결 속에서, 더 나은 나를 발견하고, 오늘을 조금 더 깊이 살아내는 것.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더 '내가 되는 나'로 나아가는 중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