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이 삶을 결정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관점으로 이 일을 바라보고 있는가?

by 밤하늘 읽는 시간

회의에서 상사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며칠 동안 준비해 온 기획안을 단 몇 마디로 무력화시키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팀원들은 조용했고, 나는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이건 무시야. 왜 내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거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과, 무기력하게 앉아 있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이 얽혔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말 나를 무시한 걸까? 아니면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려는 피드백이었을까? 혹시 내가 그동안 내 아이디어에 너무 취해 있어서 다른 시선을 배척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일터에서 우리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선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갑작스러운 업무 변경, 예상치 못한 변수. 이런 순간들을 ‘방해’라고 느끼면 하루가 엉망이 되고, ‘기회’라고 생각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 똑같은 일 앞에서 어떤 사람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라며 괴로워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이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야”라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한 동료가 있었다. 늘 조용하고 묵묵하게 일하는 그 사람은 프로젝트가 바뀌거나 고객이 까다로워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늘 이렇게 말했다. “이번엔 내가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보는 기회지 뭐.” 그 말이 처음엔 멋있는 말이나 변명으로 들렸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게 그 사람의 태도이자 관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실수나 방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그 꾸준함이 결국 팀 안에서 큰 신뢰로 돌아왔다.


관점은 감정을 결정한다. 감정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삶의 흐름을 이끈다. 관점이란 단지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삶의 태도이자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다.


우리가 고통을 겪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은, 상황 그 자체보다 '이건 이래야 해', '나는 이렇게 보여야 해'라는 고정된 관념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실수하면 안 되는 사람’, ‘나는 인정받아야만 해’, 이런 관점은 사소한 일에도 우리를 흔들고 지치게 만든다. 반면, ‘실수는 당연해’, ‘배우는 중이니까 괜찮아’라는 관점은 여유를 만든다. 그 여유가 결국 관계를 살리고, 삶을 더 가볍고 단단하게 만든다.


어쩌면 삶은 언제나 ‘두 가지 창문’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나는 막막한 창, 하나는 열려 있는 창. 우리가 어떤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현실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관점으로 이 일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리고 만약 조금 더 가볍고 따뜻한 창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다면, 삶도 그만큼 조금 더 가볍고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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