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곡

by TimeSpace

툭,
살짝 솟은 작은 흙더미 사이로
눈부신 볕뉘가 눈을 찌른다.
꿈틀꿈틀
개구리는 축축한 흙을 걷어 지상에 오른다.
몸을 흔들어 등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가만히 서서 앞에 있는 냇가를 응시한다.

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를 듣는다.
개구리는 물소리 반주에 맞추어 함께 운다.
물소리와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공명한다.
봄의 서곡이다.
봄의 서곡 말미에 여명이 밝아 온다.

꽃은 부끄러운지 불룩 튀어나오다 만다.
수줍게 몸을 웅크려 자기 자신을 감싼다.
잠깐 햇빛을 받을 때면 몰래 날개를 폈다가
향기를 퍼뜨리고는
이내 다시 움츠린다.

나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온다.
자신의 날갯짓을 꽃에게 가르치며
같이 날기를 보챈다. 꽃은 나비를 동경하며,
언젠가 자신도 날개를 펼 날을 기대한다.
나비는 꽃과 대화를 나눈다.
이야기가 끝나면 꽃가루 몇 줌을 가져간다.

저기 먼저 일어난 꾀꼬리 선생님,
지난봄 내가 깨어났을 때와 변함없이
부지런하게 지저귄다.
여명은 밝았고
꽃들은 황제를 모시는 신하처럼
아침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들어
생명들을 하나하나 비추니
생명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태양에 인사한다.
태양은 적막 속에서 떠오르지만
태양을 마주하는 생명들은 소란스럽다.
개구리와 새들은 화음 맞춰 노래하고
꽃들은 느리고 조용한 춤을 춘다.
봄이다.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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