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직장 내 괴롭힘" 너 죽고 나 죽자

더 이상 참지 않는다

by 명랑소년성공기

입사 2주 차, 다른 팀원들이 잠시 화장실에 가고 팀장과 단둘이 남은 그 순간. 갑자기 팀장이 복싱 흉내를 내면서 제 팔을 때리더군요. 순간 '아, 이건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이게 뭘까요? 무엇보다 항상 붙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다른 팀원들이 없는 그 짧은 틈을 타서 이런 짓을 한다는 게, 의식했든 안 했든 너무 추하고 볼품없어 보였습니다.


더 이상 이런 하급 인간 밑에서 참으면서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팀장이 여기서 멈추고 정신 차리면 그냥 다니는 거고, 만약 이런 짓을 계속한다면 끝까지 가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결심이 서자 증거의 필요성을 느꼈고, 곧바로 녹취를 시작했습니다. 팀장이 정신을 차려 녹취 내용에 아무것도 담기지 않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다면 증거 자료로 쓸 수 있으니 저에게는 이래나 저래나 도움이 되는 행동이었죠.


팀장의 교묘하고 기이한 손버릇


팀장은 손버릇이 좀 안 좋은 스타일이었습니다. 자기가 운동을 배웠다면서 팔을 툭툭 치고, 술이라도 마시면 머리까지 때리는 버릇이 있었죠. 그런데 이게 참 묘하게 '그래도 될 것 같은 사람'만 골라서 그런다는 게 가장 거슬리는 점이었습니다. 문제가 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교묘하게 피해 가고, 이래도 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유독 가혹하고 혹독한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는데, 남자들끼리 신체 접촉이 심한 스타일이었습니다. 귀를 만진다거나, 볼을 만진다거나,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하는 식이었죠. '집에 가서 자기 와이프나 주무르지, 회사 와서 자기 부하직원들한테 왜 저러나?' 싶기도 하고, 저한테도 그럴 때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남자고 여자를 좋아합니다. 같은 남자가 신체 접촉을 하는 게 솔직히 더 불쾌했습니다.


약자에게만 강한 비겁함, 그리고 주변의 시선

만인에게 평등하게 대하는 이상한 인간이었다면 저도 참는 쪽을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독 약자에게 더 심한 것 같아서 참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차석 과장님은 제가 제일 막내 사원이라 가장 약한 포지션에 있어서 팀장이 저를 갈구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바로 위 선배인 A군도 저와 3~4개월 차이 나는 짬이 안 되는 사람이었죠.


나중에 신고하고 나서 사람들이 "팀장하고 면담을 신청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보지 그랬냐"고들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한국 문화에서는 그런 방식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끼리야 싸우고 술 한잔 하면서 풀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팀장한테 "왜 저한테만 부당하게 대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해서 팀장이 갑자기 자기 행동을 되돌아보고, 제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설명할 일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생각은 팀장이 신고당한 후의 행보를 보면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아군인가, 적군인가: 인간 본성에 대한 깨달음

차석 과장님은 원래 성격이 좀 소심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따뜻했고, 개인적으로 개그 코드도 맞아서 부쩍 좋아하고 잘 따랐습니다. 다만 남자답고 시원시원한 느낌은 없었죠. 이런 성격이 꼼꼼함으로 이어져 업무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리더 포지션으로 가기 위한 역량 개발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조금 답답한 면은 있지만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었죠.


그런데 팀장이 이 차석 과장님마저 시원하게 갈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적이 자신의 적들을 만들면서 저의 잠재적 아군들을 만들어가고 있던 셈입니다. 여기서 저의 멘토였던 인간은 묘하게 팀장을 싫어했고, 저와 과장님에게 팀장 뒷담화를 어마 무시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과급을 좌지우지하는 팀장 앞에서는 간사하게 아첨하는 모습이 참 가관이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저 사람은 어떤 인간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핵심 TIP] 절대 뒷담화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마세요!

절대로! 뒷담화를 주도한다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뒷담화를 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모든 일을 사실 제 잘못이며, 제 불찰이며, 제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노력도 했습니다. 제가 신고를 한다고 말하고, 그 주에 바로 신고를 진행했습니다.


회사는 보안이 안 될뿐더러, 눈앞의 사람이 정말로 그 당시에는 우호적인 사람인지, 계속 지속 가능한 관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잠시 우호적인 관계일지라도 언제 태도가 바뀔지 모르며, 나만 친하다고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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