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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문재 Feb 22. 2016

낙제생에서 최고의CEO로

로버트 우드러프, 낙제로대학 쫓겨난 후

막노동자로 출발해 여러 직장 옮겨 다녀 

영업 능력 앞세워 코카콜라 성장 이끌어

좌절하지 않고 특기 살리는 게 성공 비결


“학교를 다니는게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툭하면 수업을 빼먹기 때문에 과연 학교 생활에 적응할 의지나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의 ‘퇴학 통고’였다. 아버지 어니스트 우드러프(Ernest Woodruff)는 1908년 가을 아들 로버트(Robert)를 어렵사리 에모리(Emory)대학교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불과 한 학기 만에 이런 청천벽력 같은 통고를 접했다. 

 

어니스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로버트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낙제로 쫓겨난 뒤 중등교육 과정을 끝내기 위해 할 수 없이 조지아 군사학교로 옮겼다. 

 

아버지는 막일이나 해서 먹고 살라고 자신이 운영하는 주물회사로 아들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도 1년 만에 쫓겨나고 만다. 로버트는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방황을 거듭한다. 


로버트는 마침내 ‘화이트 자동차(White Motor)’라는 기업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다. 특기는 바로 ‘영업’이었다. 그는 ‘어느 누구에게라도, 무엇이든 팔 수 있는 소질’을 자신에게서 발견했다. 남동부지역 영업사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후 고속승진을 거듭해 마침내 부사장 자리에 오른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로버트는 미국 연방 군수지원단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에서도 자신의 세일즈맨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화이트 자동차가 쉽게 발주를 따낼 수 있도록 군용트럭 설계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화이트 자동차는 군용 트럭 판매로 그야말로 떼돈을 벌었다. 


아버지는 물론 친지들도 놀랐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돈 쓰는 것’과 ‘노는 것’뿐인 줄 알았는데 뛰어난 비즈니스맨 역량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로버트를 존중하기 시작했다. 어니스트는 1919년 코카콜라를 2,500만 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모을 때 아들에게도 주당 5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로버트는 자신의 친구인 프로야구 선수 타이 콥(Ty Cobb)까지 끌어들였다. 콥은 통산 타율 3할6푼7리로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타자다. 콥은 코카콜라 투자를 통해 엄청난수익을 올린 후 풍요로운 노년을 보냈다.  


로버트는 경영인으로서 코카콜라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코카콜라 이사회는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33세에 불과한 로버트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그가 1923년 코카콜라 사장으로 취임한 후 1984년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코카콜라의 기업가치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28년 상장된 직후 코카콜라의 주가는 40달러였다. 상장 첫날 코카콜라 1주를 매입한 후 한 번도 팔지 않고,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했다면 1998년에는 680만달러로 늘어났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로버트의 강점으로는 뛰어난 마케팅 능력, 용인술, 성실 등을 꼽을 수 있다. 


로버트는 사장으로 취임한 후 헐리우드 스타들에게 무료로 콜라를 제공하며 대중화를 유도하는 한편 브랜드이미지도 서둘러 통일했다. 현재 일반화된 산타클로스의 모습도 코카콜라의 작품이다. 1920년대만 해도 산타클로스는 요정 또는 비쩍 마른 모습으로 묘사됐다. 복장도 노란색에서 청색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코카콜라는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통통하고 익살스런 표정에 옷은 빨간색, 벨트와 구두는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로버트는 조지아텍(Georgia Tech)  미식 축구선수출신들을 자신의 참모로 많이 채용했다. 이들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놀라운 돌파력을 발휘했다. 그는 세금미납을 이유로 세무 조사를 통해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힌 국세청 직원을 참모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을 자주찾았다. 매장을 불쑥 방문해 제품 보관 상태, 청결 여부, 직원들의 서비스 등을 점검했다. 로버트가 한 번은 매장에 들러 콜라를 보관하는 냉장고 주위를 늘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직원은 “하루에도 수 백 번 이상 콜라를 따르는데 어떻게 냉장고 주위에 콜라 얼룩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느냐”며 항변했다. 그러자 로버트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면 항상 뒤처리를 하는데 자네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군”이라며 면박을 줬다.  

 

졸업 시즌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얻은 사람도 있지만 매일 눈이 빠지도록 인터넷을 검색해가며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도많다. 맵시 있게 화장하는 법을 배우는 새내기 대학생도 있지만 ‘재수냐, 취업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청춘도 상당수다. 

 

공부는 중요하다.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낙제생에서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떠오른 로버트 우드러프가 이를 웅변한다. 


 신(神)은 누구에게나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나눠준다. 특기를 갖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니다. 한 두 차례의 좌절에 꺾이면 멋진 역전극을 도모할 수 없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전력투구해야한다. 그렇게 하면 로버트 우드러프 이상의 성공담을 만들 수 있다.  


참고문헌

1)   RobertWoodruff, White Motor Company, and Ty Cobb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2)   Means, Howard. 2001. Money &Power. New York : John Wiley & 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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