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은 내 편

by TK

나도 가끔 혼잣말을 한다. “지금이라도 다른 길을 가보고 싶다.”


그 순간은 마음이 밝아진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면 이상하게도 확실해지는 기분이다.

아무도 듣지 않으니까, 눈치 볼 것도 없으니까 진짜 솔직해질 수 있다. 그리고 용기와 자신감도 생긴다.


그런데 같은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하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가족에게 “지금 일 말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했을 때 돌아오는 말은 “그 나이에?”였다.

동료에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 보려고”라고 말했을 때는 “괜히 힘들게 왜 그래”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방금 전 나에게 말을 했을 때만 해도 분명했던 확신이 흔들린다.


생각해 보면 가족은 안정이 먼저고, 동료는 현실적인 걱정을 해주는 것이다. 내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각자 처지가 달라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거다.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은 무거워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누군가에게 말한다. 혼자만 알고 있으면 허전하기 때문일까?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 한마디에 큰 힘이 나고, “괜한 욕심 아니냐?”라는 반응에는 쉽게 주저앉는다. 젊은 시절에는 술자리에서, 지금은 메시지 한 줄에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러 번 이런 일을 겪다 보면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이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아도, 최소한 나만은 내 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

혼잣말은 내 마음을 정리해 주고, 세상에 하는 말은 나를 단련시킨다. 둘 다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무도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아도, 내가 나 자신에게 말하는 것.


“괜찮아. 네가 원하는 건 정상이야.”


오늘도 방에서 혼잣말한다.
“나, 이거 한번 해보고 싶다.”

그리고 내 안에서 대답이 돌아온다.
“응, 해봐.”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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