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번째 걸음: 좀 더 나은 듣는이
여러분, 한국 사람들 특징 중 하나가 뭔지 아세요?
우리는 ‘듣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겁니다.
상대방이 말할 때 조용히 있는 게,
사실은 ‘내가 말할 차례’를 기다리는 거죠.
책에서는 뭐라 그러냐면요,
‘Become a Better Listener.’
‘더 좋은 듣는이가 되어라.’
근데 솔직히, 우리에게 이건 너무 어려운 미션이에요.
왜냐고요?
우린 너무 말하고 싶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들어주는 척하기의 고수입니다.
얼굴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고개 끄덕이며) ‘음… 음…’
하지만 속으로는 뭐라고 하고 있냐면요,
‘내 차례 언제 오지?’
‘이 얘기랑 연결해서 내 자랑해야지!’"
특히 친구가 고민 상담할 때!
‘야, 나 요즘 너무 힘들어…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아…’
이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죠?
‘어? 나도! 야, 나도 이번에 우리 팀장이 말이야…’
갑자기 주인공이 바뀌어 있어요!
우리는 공감을 해주려고 하는데,
공감하다가 주인공이 바뀝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아, 나 이번에 이별했어… 너무 힘들다…’
하면 우리는 ‘어, 어… 그 마음 알아… 나도 옛날에…’
그리고는 내가 헤어진 얘기를 30분 동안 해요.
결국 친구는 고민 상담하러 왔다가,
내 이별 이야기를 듣고 갑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듣는이가 아니라,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에요!
가족끼리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 엄마가 ‘오늘 시장 갔는데 사과가 엄청 비싸더라.’
이러면 아빠가 뭐라 그래요?
‘사과는 원래 비싼 거야. 내가 어렸을 때는 말이야…’
갑자기 엄마 얘기는 사라지고,
아빠의 옛날 이야기 3부작이 시작됩니다.
또는 아들이 ‘엄마, 오늘 학교에서…’ 하고 말 꺼내면,
엄마는 이미 답을 준비하고 있어요.
‘너 공부 안 했지?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아니, 애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도 모르는데
엄마 혼자 다 해석하고 끝내버려요.
그래서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먼저 판단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라.’
그리고 ‘상대방이 다 말할 때까지 조용히 있어라.’
이게 더 좋은 청자가 되는 방법이래요.
근데 여러분, 이게 한국에서는 진짜 위험한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너무 조용히 있으면,
상대방이 바로 이렇게 물어요.
‘너 뭐 잘못했어?’
‘왜 말을 안 해? 기분 나빴어?’
우리는 말을 안 하고 있으면 오해를 받아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한국식 청취 기술이 필요합니다.
리액션 3종 세트!
고개 끄덕이기: ‘음, 음…’
맞장구 치기: ‘맞아, 맞아!’
감탄사 날리기: ‘와, 진짜? 대박!’
이걸 적절히 섞어서,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내가 듣고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 돼요.
안 그러면 ‘저 사람 왜 저래?’ 소리 듣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걸 연습해 봤어요.
진짜로 내 말은 하나도 안 하고,
상대방 말만 끝까지 들어주기.
그랬더니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와, 너 진짜 공감 잘해준다!’
아니,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공감왕 됐어요!
그냥 듣고 고개 끄덕인 것뿐인데요!
결국 더 좋은 청자가 되는 법은 간단해요.
내 이야기 하지 않기.
리액션은 충분히 해주기.
상대방이 다 말할 때까지 기다리기.
그리고…
판단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기.
이게 제일 어려워요.
왜냐고요?
우리는 너무 똑똑해서
이미 머릿속에서 결론이 다 나거든요!
이제 우리도 연습해 봅시다.
들어주기, 끼어들지 않기,
그리고… 내 이야기 하고 싶어도 참기!
이게 더 좋은 청자가 되는 비법입니다!
오늘 집에 가서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할 때,
한 번 실천해 보세요.
내 이야기 하지 않기.
근데 진짜 어렵습니다.
왜냐고요?
우리 너무 말하고 싶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