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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나 Mar 29. 2023

봄에게 가다

벚꽃이 예쁜 이유

벚꽃은 봄을 대표하는 꽃이다. 봄에는 많은 종류의 꽃이 피지만, 그 중 대부분 벚꽃의 이미지가 더 웅장하고 크기 때문인걸까,


아니라면

흩날리는 벚꽃 속에서 누군가의 샴푸향이 느껴져서일까


아님 봄의 절정에 이제 슬슬 더워지려나? 하는 느낌이 들기 전에 마주할 수 있는 꽃이라 그런걸까

엔딩은 벚꽃이니까, 



남쪽지방에 살고 있는 나지만

생각보다 벚꽃이 늦게 피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날씨가 쌀쌀했다.

서울이 만개했다는 소식에 갸우뚱 거릴 정도였으니,



그러다, 오늘 난 가장 큰 실수를 할 뻔 했다.

벚꽃이 늦게 피는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본 벚꽃은 내 창문 밖에서 보이는 딱 그 나무의 벚꽃이었으니까. 일이 생겨 다른 길로 가게 된 순간 알았다.

봄은 이미 왔구나. 이미 달려가고 있구나 하고 말이다.



아 봄은 오는게 아니라, 내가 가야 하는 거구나.






그 순간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이 벚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지금의 내가 가장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봄의 공기와 온도를 직접 코와 눈으로 마주하게 해주는 것.



오늘이 제일 예쁠까?

아니면 내일이 더 예쁠까?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가 날씨도 좋았고 어제가 더 이뻤으려나?



그런데 혹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내일 더 예쁘데, 내일이 만개한데, 축제 때 더 예쁠껄?



이런말에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이미 예쁜 벚꽃은 사라지고 없던 경험 말이다.




가장 예쁜 순간을 기다리고 미루느라,

어쩌면 우리는 가장 예쁜 순간을 놓쳤을지 모른다.



내가 가장 예쁘게 나무를 올려다보는 그 순간,

와~ 소리내며 카메라를 들고 연신찍어대는 그 순간,

얼른 서봐 찍어보자 하며 손으로 까딱까딱 하는 그 순간,



어쩌면 그 순간이, 가장 예쁜 순간일 것이다.



봄도. 내 마음도, 그리고 그 순간의 우리도





그런의미에서, 피아노 하루 빼. 벚꽃보러 가자


코와 눈으로 만나는 봄은,

참 따스했고 소중했습니다.



*사진출처 : 작가가 찍음

*사진공간 : 여수 돌산 승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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