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 생각은 있는 거야?

불편한 말 제대로 듣는 마음수행법


며칠 전 신랑이 그러더군요.

"당신은 돈 벌 생각은 있는 거야?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받은 질문이라

화가 나더라고요.

"돈 벌 생각 없는데?!"


돈 벌 생각이 있으면서도

방어적 자세로 답하고는

안방 문을 쾅 닫고 들어갔습니다.


만약에

"자기야, 올해 계획이 어떻게 돼?

지금으로서는 재정적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자기 차 구매에 대해 예산을 같이 짜 볼까 하는데."


물어봐 주었다면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대화는 내 마음같이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죠.ㅠㅠ


상대와 내가 뜻이 맞지 않을 때

어떤 마음 수행이 필요할까요?


첫 번째, 심호흡을 먼저 합니다.

내가 먼저 안전한 에너지가 흘러야

다시 대회를 재계할 힘이 생기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반복적인 갈등의 이슈라면

심호흡만으로는 마음이

쉽게 가라앉질 않죠.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아온 서사가

있기에 한 번에 용해되기 쉽지 않아요.ㅠㅠ


이때 누군가가

"그럴수록 남편의 마음을 헤아려야지.

가장으로서 얼마나 힘들겠어."


"좋은 생각 해.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면

너만 손해야."


"너도 비즈니스 마인드를 키울 필요가 있긴 해."

는 말로 조언한다면?


잘 들릴까요?

안... 들려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노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선 내게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활동을 해 봅니다.

등산, 산책, 사우나, 맛난 음식,

친구와의 수다 등으로 말이죠.

즐거워지는 활동을 왜 하는 걸까요?

화가 나 있으면 마음도 딱딱하게 굳어있죠.

이때 마음을 풀어주는 활동을 하면 몸과 마음도 이완이 됩니다.


가수 양희은 씨는 자존감이 훅 떨어질 때면

새벽 사우나에 가거나 옷고름을 새로 꿰맨다고 해요.

그러고 나면 삶에 만족감이 훅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누군가를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러면 뭘 해요.

문제는 그대로 있는데?"


맞습니다. ^^;;

외부 에너지 (드라마, 여행, 산책, 음식)로 만

에너지를 채우만 내면의 에너지는 약해지죠.

인간은 두 가지 에너지 체계로 이루어져 있어요.

외부 에너지와 내부에너지.

외부로부터 만 에너지를 채우면

내면의 그릇은 작아지고

마음이 헛헛할 때가 많죠.


예를 들어 친구에게 신랑 욕을 실컷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충전되었던 것 같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마음이 더 허~~ 한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있는데...^^;;;)








흔들림 속에서도 내면의 에너지를 단단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의 상황을 수용하고 직면하는 것입니다.

직면한다는 게 뭘까요?

지금 나의 생각, 느낌, 감각, 욕구를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거예요.



"그 인간이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화가 나는 거잖아!"가 아니라 ^^;;

"돈 벌 생각은 있는 거야? "라는

말을 들으니 내가 화가 나는구나!

(생각의 알아차림)


"가슴이 답답하구나.

눈에서 열감이 느껴지는구나."

(감각의 알아차림)


"지치고 답답하구나."

(감정의 알아차림)


"존중받기를 원했는데..."

(욕구의 알아차림)


생각, 감각, 감정을 천천히 알아차리면서

폭발한 감정을 소화할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나저나 저는 어떤 상황, 어떤 모습,

어떤 말이 소화가 안 되고

마음에 턱 걸렸던 걸까?


"돈 벌 생각은 있는 거야?"


'돈'도 돈이지만 '은'에 걸렸어요. 풉..^^;;;;

'넌 생각은 있냐? '라고 물을 때

'넌 생각이 없지?'로 들리는 놀라운 힘!

뇌의 내적 모델이 그렇게 이끌어요.

우리의 뇌는 경험한 것을 토대로 현재를 추론합니다.

'당신은 돈 벌 생각이 없잖아.'

라고 단정해서 말했던 때가 떠오른 거죠.


과거의 경험이 심어준 내적 모델을

현재와 구분하는 방법은

'지금 내가 보고 들은 것이 뭐지?'

있는 그대로 감각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뇌는 상상력이 뛰어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추론하지만

감각을 통해 예측했던 정보를

수정하는 능력도 있습니다.

현재의 감각(보고 들은 것)에

집중하는 힘을 키우면

과거와 현재를 분별할 수 있는 힘이 생기죠.


신랑은

'돈 벌 생각은 있어?'라고 물은 것뿐입니다.

그 말에 제가 추론으로 상황을 해석한 거죠.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내게는 '생각 없다'로 들리는구나.

알아차렸습니다.






기분 좋게 산행을 하고

사우나도 다녀오니 에너지가 차올라

감정을 소화하는 시간이

그리 고통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서로의 욕구를 살펴볼까요?

신랑은 어떤 것을 바란 걸까요?

불편한 말에 번역기를 돌려볼까요?


말을 비극적으로 표현해서 불편했지만

불편한 말 너머에는

누구에게나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돈 벌 생각은 있어?"라는 말 뒤에 숨은 뜻은

"함께 노후를 준비했으면 좋겠어.

내가 일을 못 하게 되면

어떻게 가정 경제를 꾸려야 할지 염려가 돼."


연대의식을 갖고 노후준비를

같이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대의 욕구와 나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나니

한결 딱딱하게 굳어있던 마음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잠이 들기 전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 경험을 삶의 자원으로 가져간다면?"


첫 번째, 부부 싸움에서 내가 기여한 잘못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상대가 궁금해서 물은 것에

내가 '무시한다', '공격한다'로 해석했던 것을

반성했어요.



그리고

전략적으로 수익을 구조화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표에 대해 세부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경영자 마인드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갈등

대해서는 왜 그렇게 자극이 되었는지

배우자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어릴 적 집안 살림만 하시던

엄마를 폭언으로 무시하던 아버지를 보면서

'돈 벌어오는 사람에 대한 유세?'로

해석했던 것이 떠올랐어요.

돈벌이를 강요하면 '불편한 것', '공격하는 것',

'무시하는 것'이라는 트리거가 작동하는 거죠.


삶에서 급발진하는 나를 발견한다면

자문해 보세요.


"나는 어떤 말과 행동에 화가 나는 거지?"

"이 생각은 언제부터 나와 함께 한 걸까?"

"어떤 경험이 연결되어 있는가?"


마지막으로 배우자와 트리거가 되었던 경험을

나누고 어떻게 표현해 줬으면 좋겠는지

용기 내어 요청해 보는 거죠.



"나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

'올해 계획이 어떻게 돼? '

라는 질문을 해 주면 더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내 이야기 듣고 어때?"







자기 내면의 대화를 마치고

비전 새싹 예배를 드리는데

"행복은 말속에 있다.

인간은 타락하기 전에

사랑의 언어, 빛의 언어,

인정의 언어, 칭찬의 언어,

천국의 언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타락한 후

지옥 불이 말을 통해 나왔다.

혀로 상처 주고 죽이고.

혀는 온몸을 더럽힌다."


어찌나 뜨끔하던지요.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도

알게 된 정목 스님의

愛語 기도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오늘부터 입을 열 때마다

수행의 도구로 삼아

침착하게 말하고 자비로운 말,

따뜻한 말, 힘이 되는 말,

사랑의 말로 세상과 나를

평화롭게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며

혼자만의 생각으로 오해하고

상상하며 화를 내거나

비난하는 말을 멈추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되지 않는다 하여

상대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말로

내 잘못을 수정할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판단과 분별심이 올라올 때마다

날카로운 말로 시비를 가리면서

타인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며

자비롭게 수행하겠습니다.


타인을 위해 조언의 말을 할 때는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은 버리고

그것이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것인지

곱씹어 생각해 때에 맞추어

알맞은 말로 부탁하겠습니다.

(愛語의 기도/정목 스님)


누군가의 말을 듣고

말을 할 때는 수행하는 마음으로

소화할 시간을 두어야겠습니다.





불편한 말 경청하는 마음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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