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어르신휴센터 이야기

운영위원회

by 물결

오늘은 어르신휴센터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다.


한 해 4번 진행하는 운영위원회에는 참여자의 대표(어르신, 건강리더), 공익단체가 추천하는 사람, 전문가, 관련분야 종사자, 시설장, 직원, 공무원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 시설 운영에 대해 논의한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만큼 2년을 함께 할 위원 선출이 중요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선출하기 어려운 분야가 참여자 대표인데 우리 어르신휴센터는 어르신들이 참여자이다.


비슷한 연배의 분들과 편하게 만나던 분위기와 달리 운영위원회는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보고도 받고 의견도 제시해야 하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의 모임인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어색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2025년은 2기 운영위원회를 선출하는 해였다. 아쉽게도 2기에 한 번 참여하고 사임한 어르신의 표현에 따르면 '왠지 한 자리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다'라고 어색한 속내를 말씀하셨다. 오늘 박은영어르신도 한번 참여하고 나서 다음 운영위에는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어떤 점이 불편하셨을까?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할 때부터 "이 자리는 제가 오면 안 되는 곳인 거 같아요"라고 말씀하셔서 "어르신휴센터 운영위원회는 어르신이 가장 중요한 참석자입니다"라고 여러 사람이 얘기했지만 어르신에게 운영위원회는 아무래도 불편한 자리였던 것 같다.


박은영어르신은 올해 70이시다.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나 결혼하고 살림만 했다고 한다. 외출은 마트 가는 게 고작이었는데 어르신휴센터를 만나 '라인댄스'와 '바르게 걷기'를 하면서 나이 들어도 좋은 점이 참 많구나 알게 되었다고 했다. 1년 새 살이 7킬로나 빠져서 '뒤태가 달라졌다' '당신을 응원해'라고 남편이 말해주어 참 기뻤다고도 했다


어르신휴센터 나오면서 친구도 많이 생겨 얼마 전 북서울라이온스클럽이 후원하는 '행복한 나들이'도 같이 다녀왔다. 며칠 있으면 '동'에서도 나들이를 간다는데 "어르신휴센터에서 만난 친구가 나를 추천해 줘서 거기도 따라가요. 너무 신나요"

"스마트폰 배우기는 제가 이제 수준이 좀 높아져서 안 나가는데 ㅎㅎㅎ" "제가 몸치, 박치, 길치, 음치예요. 그래도 라인댄스는 한 번도 안 빠지고 나가요. 라인댄스 없는 인생은 상상이 안 돼요. 너무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재밌는 말씀을 한 보따리 해놓으시고 다음 운영위원회는 안 나오신다는 박은영어르신~미워요ㅠㅠㅠ


그래도 한번 더 설득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이미 박은영어르신에게 홀딱 빠져버렸으니까~~~

라인댄스.jpg 어르신휴센터 라인댄스 소모임

(이름은 가명을 썼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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