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걸음이야기

정희이야기

by 물결

정희는 중환자실에 있다.

혜리언니 말에 따르면 24시간 재운 채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깨어있으면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그런다고 했다.

하루에 두 번 있는 면회 시간에 빠지지 않고 가고 있는 혜리 언니는 자는 얼굴만 보고 온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보고 와야 안심이 되어서 매일 간다고 했다.


정희는 왜소증 장애인으로 휠체어가 이동수단이다.

상체를 주로 이용하다 보니 늘 통증을 달고 살았다.

그동안에도 병치레가 잦았지만 이렇게 심하게 아픈 건 처음이다. 정희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혈액 종양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고통스러운 치료를 그래도 잘 견딘다 생각했는데 최근에 급격히 안 좋아져서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몇 년 동안 정희에게는 참 많은 시련이 있었다.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의 부음

그리고 지난해에는 지병이 있었던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면서 정희는 정말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친척들과의 왕래가 없었던 정희는 아버지 부고 때도 어머니 부고 때도

함께걸음 조합원들과 장애인 지인들이 그 곁을 지켰었다.


발인 때는 관을 들 사람이 없어 남자 조합원들이 관을 들었고

어머니 화장 후 유골은 함께걸음의 한 조합원이 집에 모시고 가서 이튿날 새벽에

정희의 집이 보이는 불암산 정상에 뿌렸다.

가시는 길마저 편안하지 못한 거 같아 며칠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도 올해에는 가족같이 의지하는 혜리 언니와 같은 아파트로 이사 와서 언니가 두루두루

살피고 있었다

언니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 장애인이다 보니 매일 병문안 가는 일상이 녹록하지 않다.

그래도 안 가보면 무의식 중에라도 찾을까 봐 하루가 멀다 하고 정희를 찾아간다고 했다.


다행히 어제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고 언니한테 연락이 왔다.

무균실이라 아직 면회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정희의 의식이 있어서

언니와 매일 통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정희를 생각하며 이렇게 글을 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도합니다.

정희가 조금 더 우리 곁에 머물 다 갈 수 있게 신이시여.......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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