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 18세
겨울답지 않은 푸근한 아침.
새벽에는 비도 조금 내린 듯한데 날씨는 포근했다
노인일자리 종료로 소모임 진행 횟수는 줄었지만
건강리더 선생님들의 자원봉사로 일부 소모임은 진행 중이다
오늘 아침 중계4동 어르신휴센터에서는 '건강체조' 소모임이 있었다.
이 소모임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함께 춤을 추거나 합창을 하는 방식인데
춤과 노래에 대한 어르신들의 애정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저절로 덩실덩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
한동안 공원에서 진행했던 '건강체조'는 겨울 들어서는 경로당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동구밖 과수원길~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없고...."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경로당 안에는 기타 반주에 맞추어 합창 소리가 잔잔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연이어 몇 곡의 합창을 마친 후, 기타를 치던 건강리더 선생님이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노래를 하는 동안 이 손수건을 옆사람에게 계속 돌리시다가 노래가 끝날 때 손수건을 들고 계신 분이
나와서 노래를 하시는 거예요~"
"하하하" 노래와 오락이 함께 하니 어르신들은 더 흥이 나는 듯했다
노래를 하면서도 손수건을 돌리는 어르신들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노래가 끝나고 손수건을 잡고 있었던 최송* 어르신이 모두의 지목으로 앞으로 나와 노래를 부르셨다
기다렸다는 듯이 기꺼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어르신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건강리더 선생님은 깨알같이 준비성이 많은 분이셨다.
"잠시 퀴즈타임을 하겠습니다. 맞추신 분께는 제가 준비한 상품도 있습니다~~"
"내 오른쪽에도 왕이 있고 왼쪽에도 왕이 있으면 뭘까요?"
"우왕좌왕"
아재개그지만 어르신들은 겁나게 호응하신다~
한 어르신이 말 떨어지기 무섭게 정답을 맞히시고 목캔디 한 알을 상품으로 받으셨다
"들깨가 좋으세요? 참깨가 좋으세요? "
"참깨가 좋지"
"참깨가 죽으면 뭐가 될까요?"
"주근깨"
어르신들의 퀴즈 맞추는 실력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셨다
"역시 젊으니 잘 맞추네"
90이 넘으신 어르신이 정답을 맞힌 80이 넘은 어르신에게 하는 말씀에 "빵" 터졌다.
"자 이제 마지막 노래 부를게요. 오늘 처음 가져와 본 곡인데요 낭랑 18세입니다"
"저고리 고름 말아 쥐고서 누구를 기다리나 낭랑 18세~~
버들잎 지는 앞개울에서 소쩍새 울 때만 기다립니다~
소쩍궁 소쩍궁 소쩍궁 소쩍궁
소쩍궁 새가 울기만 하면 떠나간 그리운 님 오신댔어요~~"
"몇 십 년 만에 이 노래 처음 불러봐요"
"한 시간만 더 해요. 한 시간은 너무 짧아요~~"
어르신들의 열띤 호응에 건강리더 선생님은
다음 주를 기약하며 인사를 하였다.
"저도 다음 건강체조 시간에는 댄스 담당으로 함께 할게요~"
기타 옆에서 열심히 율동을 했던 나도 신나서 거들었다.
건강리더 선생님들의 방학 동안 이제 내가 선수로 뛰어야겠다~
아침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동네
여기는 낭랑18세들이 가득한 어르신휴센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