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알고 있다.
내가 가는 호수에는 야생오리가 살고 있다. 낮에는 바다의 제왕 상어처럼 조용히 물살을 가르고 늦은 밤이면 꽉꽉 거리는 소리가 호수를 넘어 숲 전체에 울려 퍼진다.
물살을 가르는 오리를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톡" 소리가 난다. 주변을 둘러보니 바로 눈앞에 살구나무가 있었다. "토독~" 또 하나의 살구가 먼저 떨어진 살구 옆에 데굴데굴 굴러가 자리를 잡는다. 크기는 작지만 살구는 제법 노랗게 익어 보인다. 여자 둘이 싱그럽게 웃으며 지나가고 그 옆을 신이 난 어린 강아지가 폴짝폴짝 뛰며 지나간다.
순간,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호수 주변이 가로등의 주황색을 더하자 잔잔해진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쉬고 있다. 개구리가 울기 시작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울고 있다. 대략 시계방향으로 11시 정도에서 우는 거 같다. 거무스름해지기 시작하는 호수에서 새가 울고 개구리가 울고 월든 호수 못지않다.
아까부터 조금 앞쪽에 앉아있던 강아지와 집사 아저씨도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아저씨가 먼저 일어나 줄을 당긴다. 느낌이 온다. 강아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걸 아는지 버틴다. 줄이 팽팽해진다.
"안돼 이제 가야 해"
"......" 어린 강아지는 줄이 더 팽팽해지도록 버티고 선다.
이 세상에 모든 개들은 느낌으로 다 안다. 집에 돌아가는 그 순간을. 버티는 그 모습이 애잔하다.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은데 숙제를 덜해서 엄마한테 불려 가는 아이 같다. 사람은 집이든 밖이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강아지들의 운명은 한 번 집으로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다. 녀석도 그걸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엔 집사 아저씨가 강아지를 불끈 앉는다.
어쩌면 안겨가기 위해 수를 쓰는 걸까? 상습범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