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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잎 Jul 09. 2019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몰아보기

기묘한 이야기 시즌3.

난 원래 10대가 주인공인 드라마를 안좋아한다. 내가 10대인 시절 딱히 뭔가를 한 적이 없는데 드라마 주인공들이 대단한 모험을 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 부러워서일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매우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기묘한 이야기가 지닌 방대한 세계관 때문에 '해리포터를 뛰어넘을 새로운 걸작의 탄생'이라고까지 말했다. 


나는 그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해리포터는 정말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기묘한 이야기는 심장 쫄깃해지면서 감상했다. 일주일 내내 정주행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잘 만든 영화 한편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손을 움켜쥐고 소리를 질러대며 그들이 위험에 처하면 나도 심장이 가빠지면서 .. 엄청난 스릴을 느낀 드라마였다. 


호킨스 마을의 10대 아이들.

마치 영화관에 앉아서 긴장을 느끼면서 보는 것처럼.. 초조해하고 몰입하면서 드라마 시즌 3개를 일주일만에 해치웠다. 그리고 10대를 지내온 나 자신도 되돌아봤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내면서 수많이 받았던 상처들은 그러니까 '지금의 나같은' 어른들 때문이었다. 10대 청소년을 아직 덜 자란 아이같다고 생각하면서 동등하게 인격체로 대우해주지 않았던 '나같은' 어른들 때문이었던 것을 드라마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직 어린데 뭘 아냐? 더 크고 오면 상대해주겠다'는 마음을 나도 모르게 품고 있었다. 


초능력을 지닌 '일레븐'.

기묘한이야기에서는 그렇게  아직 덜 자란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초능력을 지닌 소녀도 10대 청소년이다. 그리고 이들은 아직 덜자란 인간들이지만 그럼에도 뭔가를 해낸다. 


초능력 소녀의 이름은 '일레븐'이다. 숫자 11인데 이름을 딱히 지어주지 않았다. 실험실 쥐처럼 갇혀 지내는 신세이며 초능력을 사용하는 아이 11번이라는 뜻이다. 일레븐은 초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갇혀 지내면서 여러가지 실험을 당한다. 그러다가 여기 세계와 다른 차원의 세계의 문을 열게 된다. 


시즌3에서 괴물.. 비주얼 너무 끔찍하다.

그 다른 차원의 세계는 어떤 포식자가 살고 있다. 그 포식자는 도마뱀처럼 생기기도 했고 거미처럼 생기기도 했는데 피부는 진흙처럼 물컹하고 끈적끈적하다. 그 포식자는 하나하나의 동등한 객체로 존재하지 않고 전부다 이어져 있다. 이어져 있는 유기체 같은 것인데 인간을 공격해서 숙주로 삼는다. 


그렇게 인간 한명 한명을 잡아서 숙주로 삼고 결국 인간의 영혼을 소멸시킨 다음에 인간을 소유해버린다. 그렇게 인간들을 잡아먹으면 자신의 능력과 덩치는 점점 커지게 된다. 결국 지구를 정복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맞서는 초능력 소녀 일레븐과 미국 시골마을의 호킨스 주민들이 주인공이다. 일레븐과 친구들, 그리고 이들의 부모, 마을 경찰서장이 나온다. 작은 시골마을이라서 그런지 이들의 유대감은 상당히 끈끈하다. 


함께 모험을 떠나는 아이들. 이들이 보여주는 의리가 대단하다.


10대 아이들은 어찌나 끈끈한 우정을 보여주는지 내내 감탄했다. 이들의 의리는 목숨을 걸고 모험을 감행할만큼 어마어마하다. 나는 사회에서 일하면서 지내서인지 점점 이기적으로 굴고 있고 내 밥그릇을 챙기는 데 여념이 없는 와중이었는데 이들의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을 보자니 재미로 드라마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정말 깊숙히 마음이 숙연해졌다. 


시즌3을 다 보고나니까 아이들도 정말 쑥쑥 자라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이 시즌1, 시즌2, 시즌3을 지나면서 정말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내 최애 캐릭터인 윌과 마이크는 자랄수록 얼굴도 잘생겨지고 몸도 길쭉해져서 부럽기도 하고 좋았다. 새로운 배우의 발견이라고 해야할까. 


일레븐은 진짜 빨리 컸다. 왼쪽이 일레븐.


이야기는 대체로 3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같은 시간대에 일어나는 다른 이야기들이 세 개정도가 진행되면서 마지막에는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식으로 구성된다. 


미국 정부와 호킨스 마을의 이야기, 11과 친구들의 이야기, 마이크와 마이크 엄마의 이야기라 같은 시간에 다른 공간에서 진행되는 방식이다. 그렇게 한가지 측면이 아니라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어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절정으로 다다르는 순간 다른 이야기를 진행버린다. 전형적인 드라마 전개방식이다. 절정에 이르면 끝내버리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적과 싸우는 영화 장면장면이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아주 대단했다. 얼마나 심장이 쫄깃해지고 몰입이 되는지 몰랐다. 나도 모르게 '제발!!' '빨리 해치워!!' '뒤에 보라고!!'를 외쳐대면서 싸움씬을 감상했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차원의 세계가 자꾸 현실로 덮쳐오는 것이 너무 실감나고 무섭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다가 실제로 집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순간적으로 공포감을 느꼈다. 분명 별거 아니었을 것인데도 실제로 느껴지는 공포감이 매우 컸다. 분명 고양이가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떨어뜨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순간적으로 느낀 공포감때문에 집안의 문을 다 잠그고 난리를 쳤다. 


현실이 너무 지겹고 힘들 때, 머리를 잠시 식히기 위해서, 다른 차원의 세계 '뒤집힌 곳'(Upside Dowm)으로 떠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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