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그림자 놀이'를 좋아한다.

by 풀잎

내 귀여운 고양이는 그림자를 좋아한다. 흰 벽에 까만색 그림자가 일렁이면 그것을 쫓기에 바쁘다.


정말 실체인 내 손가락은 안보고 그림자만 쫓아다닌다. 흰 벽에 유난히 까만색 그림자라서 그럴까.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를 쫓아다니는 것이 바쁘다.



밤에 불을 꺼놓고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내 배 위에서 고릉고릉 대면서 누워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고양이가 바삐 움직인다.


바쁘게 무언가를 쫓아다닌다. 핸드폰 빛 때문에 흰 벽에 일렁이는 그림자를 쫓는 것이다. 내가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핸드폰을 갖고 노니 손가락 그림자를 쫓아다닌다.


1546839900182.jpg


고양이가 무언가를 뚫어져라 쳐다볼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고양이 눈에는 세계가 3차원이 아니라 2차원으로 보이는 걸까. 부피감이 있고 실체가 있어야 진짜라고 느끼는 인간과는 다르게 고양이는 모든것이 평면으로 보이는 걸까?


1546839893993.jpg

지치지도 않고 그림자를 쫓는다.


나는 밤에 잠들기 전에 불을 끈 채로 핸드폰 조명을 켜 고양이와 그림자 놀이를 하다가 잠에 든다. 고양이는 그렇게 하루의 끝을 함께 하고 있다.


내 삶의 시간들에 속속 들어와있는 고양이 덕분에 나는 또 쓸데없이 2차원과 3차원을 생각하다가 그 너머의 진실은 뭘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1546839914020.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