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잎 Apr 03. 2019

고양이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다

고양이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다.


나는 물론 고양이를 소유하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분양받을 때 어떤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그 분양샵에서 나에게 고양이의 소유가 이전된다는 그런 종류였다. 어쩐지 끔찍하게도 1달만에 고양이가 죽어버리면 새로운 고양이를 다시 준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고양이는 내꺼다. 그런데 사실 엄밀하게 고양이는 내 소유이지만 사실 존재자다. 내 옆에 존재하고 있는 생명체라는 의미다.


고양이는 내 옆에서 움직이고 살아있는 생명체다. 그래서 소유보다는 존재다. 내 옆에 존재하는 내 반려동물이다. 고양이를 어따 쓰겠는가. 재산이나 소유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는 내 일상안에 들어와있는 아이다. 내 예쁜 아이.



혼자 사는 삶과 고양이가 있는 삶은 내용이 다르다. 나는 혼자 집에서 블루투스 스피커를 켜 놓고 음악을 크게 듣고 노트북을 해도 좋지만 그 풍경에 고양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삶의 행복도가 곱하기가 된다. 왜일까.


고양이가 날 쳐다보기만 해도 행복도가 곱하기로 늘어난다니. 신기한 동물이다.



간밤에는 꿈을 꿨다. 혼자 사는 집인데 누군가 내 집에 얹혀 들어왔다. 그리고 그 인간이 현관문을 제대로 닫고 다니지 않았다.


나는 주의를 줬다. "그렇게 문을 열고 다니다가는 고양이가 도망갈지도 몰라." 그런데 그 인간이 문을 계속 열어놓고 다니길래 나는 겁이 잔뜩 났다.


그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고양이 잃어버리면 죽는 줄알아. 여기 각서에 싸인해. 고양이 잃어버리면 너 나한테 돈 얼마 줄 수 있어? 천만원은 있니?"


고양이를 잃어버렸나 싶어서 나는 집의 문을 다 닫고 난리를 치다가 잠에서 깼다. 나쁜 넘. 대체 그 인간이 누구였지.



 일어나보니 고양이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꿈에서까지 고양이와 함께 있으면서  아이를 잃어버릴까봐 전전긍긍한다.  아름다운 고양이.


고양이의 수명이 10~15년 사이라는 것이 슬프다. 한번씩 유명인의 반려동물이 죽었다는 얘기가 들려오면 그렇게 슬플수가 없다.


 고양이의 얼굴을 보다가도 이 녀석의 끝을 생각하게 된다. 끝나지마 묘생. 이라며 중얼대본다. 


묘생은 내 소유며 내 존재다. 이쁜 것. 언제까지나. 내 예쁜 묘생이겠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