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카마타 등 수많은 돈카츠 마루이치의 시작점
본 글은 2025년 5월 16일, 네이버 카페 "네일동: 일본여행카페"에 게재한 글을 옮겨왔습니다.
원 글은 https://cafe.naver.com/jpnstory/3973794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쿄 출장이 있어서 학창 시절 살던 오오모리에 왔습니다. 시나가와역에서 JR로 두 정거장으로 시내 접근성은 괜찮은 동네입니다. 이곳에서 살던 2008년 당시 알고는 있었지만 안 가본 가게 중 하나가 오늘 방문한 마루이치입니다. 아마도 바로 옆 동네인 카마타(蒲田)의 마루이치는 돈까스 좀 치시는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가게죠. 그리고 예전 가고시마 출장을 갔을 때, 가고시마 출신 후배가 "가고시마에서 제일 맛있는 돈까스집"이라면서 알려준 가게도 이름이 마루이치였습니다. 얼추 10년 전 즈음의 기억입니다만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 보니 "마루이치"라는 이름의 돈까스집이 많은 것 같더군요. 가본 적은 없지만 나가노의 스와(諏訪) 쪽에도 같은 이름의 유명한 돈까스집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중화요릿집에 "북경반점"이 여기저기 있는 것처럼 돈까스집의 전형적인 이름 중 하나가 이 "마루이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아니었습니다. 전국의 마루이치라는 이름의 돈까스 집의 상당수가 사실 오늘 찾아간 오오모리의 마루이치에서 시작된 가게라고 합니다. 이 가게에서 수행한 사람들이 전국으로 퍼져서 같은 상호를 쓰고 있는가 봅니다 (흔히 말하는 노렌와케 [暖簾分け]). 물론 다른 상호명을 쓰는 가게도 많다고 하네요.
아무튼 오오모리역 중앙 개찰구에서 도보 약 3분 거리에 있는 가게로 1960년대 개업한 나름 노포입니다. 실제로 밖에서 봤을 때 꽤나 연식이 있는 가게로 보입니다. 영업시간은 월화목금토 오전 11시 30분 ~ 오후 1시, 오후 5시 ~ 오후 7시로 하루에 딱 세 시간 반만 장사하는 곳입니다. 수요일, 일요일, 공휴일 또한 휴무일이니 방문 전 요일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번 방문일자는 금요일 17시 30분이었고 평일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가게는 한산했습니다만 다 먹고 나올 즈음(18시 15분경)에는 가득 차있었습니다.
테이블 구성은 혼자 먹기 좋게 되어있었고 오히려 3인 이상은 꽤나 불편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1인 혹은 2인으로 오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카운터와 테이블석이 있고 테이블석은 모두 8석 (4인 테이블 X 2), 카운터는 세보지 않았지만 얼추 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게에 영어는 보이지 않고 모두 일본어로만 적혀있습니다. 가게 내에서 본 영어라고는 CASH ONLY와 NO SMOKING, 조미료 설명뿐인 것 같습니다. 제가 밥 먹는 사이에 어느샌가 자리가 거의 다 찼는데 외국인 손님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가게 점원분들이 영어로 응대가 가능한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은 느낌입니다만,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모르신다면 약간 벽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소스류가 놓여있는데 돈까스 소스 2종, 소금 2종, 간장, 시치미, 핫소스 이렇게 있었습니다. 양배추용 드레싱은 따로 없고 옛날 돈까스집 답게 돈까스 소스를 양배추에 뿌려먹는 방식입니다.
주문을 하고 약 15분 후 즈음에 메뉴가 나왔습니다. 제가 시킨 메뉴는 가장 기본적은 돈까스 정식 (とんかつ定食)으로 2000엔입니다. 딱히 로스라는 표현은 없지만 일반적인 로스카츠(170g)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히레카츠가 있으며 각각 돈까스 크기가 소(80g)/중(170g)/대(250g)로 나뉘어있습니다. 또한 수량 한정으로 300그램짜리 로스카츠도 판매하고 있고, 간단한 주류와 튀김류도 팔고 있습니다.
구성은 돈까스(양배추+파슬리+겨자+레몬), 밥, 돼지고기 된장국(톤지루[豚汁]), 야채절임 (오신코[お新香])였습니다. 양배추, 파슬리, 겨자, 오신코등은 말하면 줄이거나 뺄 수 있다고 합니다. 파슬리가 정말 거대하니 파슬리 특유의 쌉쌀함을 싫어하신다면 처음부터 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밥은 딱 중 사이즈로 시켰는데 양이 꽤 많습니다. 100엔 추가하면 대 사이즈로도 바꿔주는데 정말 만화에서나 볼법한 양을 주기 때문에 중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소 사이즈로 바꾼다고 해서 가격이 더 싸지지는 않습니다.
돈까스는 요즘 유행하는 저온조리 돈까스와는 다릅니다. 제가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돈까스는 오사카 센바야시에 있는 가게인데, 요즘 돈까스는 로스도 히레도 가운데가 약간 핑크색이 돌고, 겉은 밝은 여우(?) 색을 띠는 경우가 많죠. 여기는 확실히 안쪽까지 익힌 듯한 옛날 방식의 돈까스입니다. 튀김 색도 카마타나 가고시마의 마루이치보다는 밝지만 확실히 어두운 색입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은 좀 밝게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저것보다는 어두운 색입니다). 그리고 마루이치 계열 돈까스의 특징이 돼지기름(라드)으로 돈까스를 튀겨낸다는 점인데, 덕분에 소스나 소금 없이 먹어도 굉장히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옛날 돈까스답게 소스와 겨자를 덕지덕지 발라서 먹어도 맛있고요. 고기는 굉장히 부드럽고 같이 붙어있는 기름 부분도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하이 퀄리티의 돈까스 전문점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된장국(톤지루)이었습니다. 이것만큼은 정말 어느 가게보다도 맛있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보자면 "대체 불가능할 정도의 맛집인가"하면 물론 그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돈까스 중에 이 정도 하는 가게는 꽤 있으니까요.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한 카마타의 마루이치도 그중 하나일 테고요. 하지만 접근성, 가격, 상징성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추천할만한 가게라고는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성인 남성 중에서는 평균보다는 조금 더 잘 먹는 수준입니다만, 일반 돈까스 정식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신다면 돈까스 정식 (대)를 주문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맛있게 잘 먹었고 15분 이내 수준이라면 줄 서서 먹어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리고 요즘 좀 유명하다 싶은 돈까스집은 3000엔 이상 줘야 하는 가게가 워낙 많다 보니 2000엔은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봅니다. 오오모리에는 이곳 말고도 돈까스로 유명한 가게가 몇 군데 더 있습니다. 마루야마 식당(お食事 まるやま食堂), 쿠로가네 (とんかつ鉄)과 더불어 오오모리를 대표하는 돈까스 3 대장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기껏 전철 타고 돈까스 드시러 가는 거라면 한 정거장 더 가서 카마타에 있는 마루이치를 가시는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이미 가보신 분이라면 그다음은 마루이치계열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오오모리 마루이치에 가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종합평가: ★★★☆(3.3)
상점명 : 아지노 톤카츠 마루이치 (味のとんかつ 丸一)
방문일시: 2025년 5월 16일 (금) 17시 30분경
위치: JR 오오모리(大森) 역 도보 3분
Google map: https://maps.app.goo.gl/kvLYfXx97WKFSZLm8
제 리뷰의 점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명점 = 장시간의 웨이팅 또는 치열한 예약경쟁의 가치가 있는 집
★★★:맛집 = 단시간의 웨이팅 또는 예약의 가치가 있는 집
★★:평범 = 어딜 가나 있을법한 퀄리티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