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100번은 넘게 먹은 카레라이스
8월 4일에는 당일치기로 도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는 도쿄 출장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올해는 세 번째네요. 10월에도 잡혀있으니 최소 네 번은 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오사카도 사람이 치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만, 역시 도쿄에 비할바는 못되죠. 특히나 당일치기 한 번 다녀오면 피로도가 극에 달합니다.
저는 도쿄 출장 시 주로 신오사카역에서 신칸센 (新幹線)을 탑니다만, 신오사카역에는 생각보다 먹을만한 집이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멘집 중 하나인 카무쿠라 (神座) 도 있고, 교토의 유명 빵집인 르 프티 멕 (Le Petit Mec)의 분점, 오코노미야키, 야키소바 등을 가성비 있게 런치로 즐길 수 있는 멧세쿠마 (めっせ熊), 노포 경양식집인 토요테이 (東洋亭) 등이 있습니다. 이 가게들은 본점은 다 따로 있고 신오사카에는 점포는 모두 분점 또는 지점입니다. 실제로 신오사카역 내의 많은 가게들이 체인점입니다만, 이날 방문한 가게는 신오사카가 본점인 모쟈카레 (モジャカレー)입니다. 모쟈는 벵갈어로 맛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 신오사카지점에 진짜 본점인지에 관해서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공식 홈페이지의 점포 정보를 보면 히메지점밖에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쟈카레는 인스턴트 카레도 판매하는데 패키지 뒷 면에는 본점이 신오사카라고 기재되어 있고 사진 또한 신오사카점 내부 인테리어와 일치합니다. 어쩌면 신오사카점이 본점인데 창업자가 지금은 본점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본인은 히메지 쪽에서 장사를 하시는 걸 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여러 정보를 종합해 보면 신오사카점이 "신오사카본점"으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에 이 리뷰에서도 본점으로 표기했습니다. 언젠가 히메지점을 들릴 날이 오면 확인해보고 싶네요.
모쟈카레의 지점은 거의 없습니다. 신사이바시 (心斎橋) 에도 있었는데 지금은 폐점했고, 고베역 (神戸駅) 구내에도 있었는데 2023년 즈음에 폐점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마 신오사카 본점을 제외하면 히메지 (姫路)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참고로 고베역 지점은 폐점 직후, 고베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효고 (兵庫) 역에 이름이 굉장히 비슷한 모쟈르카레 (モジャールカレー)라는 가게가 오픈했다고 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도 똑같은 것으로 보아 어쩌면 고베역의 가게가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하고 비슷한 이름으로 가게를 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가보지 않은지라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2025년 8월 현재, 모쟈카레는 이 곳 신오사카역, 또는 히메지에서만 맛보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효고역에서도).
저는 이곳의 카레를 좋아합니다. 과장해서 말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높은 확률로 저는 이곳의 카레를 100번 정도는 먹었을 겁니다. 대학원 시절, 석사 2년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는데, 박사 3년은 고베 산노미야 (三宮)에서 JR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고베역과 모자이크 사이에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그 때는 고베역 지점을 자주 갔습니다.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갔으니 3년간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냥 계산해도 약 150회, 보수적으로 잡아도 100번가량은 이 가게에서 카레를 먹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만 신오사카 본점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사실 7월에도 한 번 가려고 했었는데 8월까지 리노베이션 공사라서 못 갔고, 이번에야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도착한 시간은 17시 30분경이었고 제가 도착했을 때 손님은 딱 한 명이었습니다.
카운터석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카운터에는 메뉴, 컵, 생수, 이쑤시개가 놓여있으며 카레와 곁들여먹는 후쿠진즈케 (福神漬け)와 샐러드용 드레싱이 놓여 있었습니다. 고베역점은 락교 (らっきょう) 도 있었는데 이 점은 좀 아쉽네요 (효고역에 있는 짝퉁[?]에는 락교가 있더군요).
메뉴입니다. 카레에 올라가 있는 토핑에 따라 메뉴가 나뉘고 (사진의 2, 3열 부분), 추가 토핑이 가능합니다 (사진의 1, 4열 부분). 사실 저는 아내와 같이 먹을 생각으로 2인분을 테이크아웃 하려고 했는데 테이크아웃 용기가 하나 밖에 안 남아서 결국 저는 가게에서 먹고 아내가 먹을 메뉴만 싸가기로 했습니다. 손님은 없어 보였는데 테이크아웃은 꽤 인기가 있는 모양이더군요.
제가 주문한 메뉴는 모쟈카레의 시그니쳐인 네기비프 카레 (ネギビーフカレー)입니다. 규동 (牛丼)과 비슷한 쇠고기에 대량의 파가 올라간 메뉴인데 솔직히 지금까지 이 가게에서 이거 말고 다른 메뉴 먹는 사람은 거의 못 봤습니다. 가끔씩 있긴 한데 그 대부분은 카츠카레였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없어진 고베역 지점의 경우 버터치킨 카레도 있었는데 이건 이거 나름대로 참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모쟈카레의 특징은 스파이시함의 폭이 굉장히 넓단 점입니다. 참고로 맵기 지정을 안 하면 상당히 달달한 카레입니다. 저는 예전에는 늘 맵기 50배 정도를 선택했는데 이 정도는 해야 신라면과 불닭의 중간 정도입니다. 저는 오랜만이기도 하고 지점이 다르다 보면 맵기 또한 달라질 수도 있으니 일반적인 (?) "매우 매움" (激辛; 게키카라)를 선택했습니다. 맵기 추가는 돈이 들어갑니다. 이번에 제가 주문한 정도면 100엔인데, 평소 시키던 50배의 경우 150엔을 추가해야 합니다. 일단 1000배 (500엔) 도 가능합니다만...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기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소고기 양이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
항공샷입니다.
일본은 카레 종류가 참 많죠. 홋카이도 (北海道) 지역의 수프카레나, 유럽풍 카레 (欧風カレー), 요즘은 붐이 좀 식은 것 같긴 하지만 스리랑카 카레도 한 때 인기였죠. 오사카를 중심으로 발전한 스파이시 카레라는 장르도 있고, 고베의 경우 중국집에서 카레를 취급하는 특이한 문화도 있습니다. 가장 정통적인 일본식 카레라이스라고 하면 역시 한국에서도 유명한 코코이치방야(CoCo壱番屋)와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옛날의 일본 카레라이스는 우리나라의 오뚜기 카레와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단맛과 스파이시함이 균형을 이루는 스타일이 많죠. 이곳 모쟈카레의 경우, 코코이치방야와 같은 벡터의 카레라이스입니다만 스파이시함이 조금 절제되어 있고 후르티 함이 돋보이는 카레입니다. 이런 부분에서의 최고봉은 고베의 파르페 (パルフェ)의 치킨카레가 아닐까 싶은데, 모쟈카레는 스파이시함을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돈은 들지만 극한의 매움까지 조절이 가능하죠. 제가 이번에 시킨 "매우 매움 (게키카라)"의 경우 진라면 순한 맛이나 약간 매운맛과 비슷한 정도의 맵기였습니다. 역시 예전처럼 맵기 50배를 할걸 하고 후회도 했습니다만 역시 맛있었습니다. 일본 카레라이스 특유의 단 맛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는 좀 물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 이를 쇠고기와 파가 잘 잡아줍니다. 규동집에서 네기 규동 같은 거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굉장히 취향에 맞을 거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생파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런 분들은 다른 메뉴를 시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와서 찍은 치킨카츠 카레입니다. 오는 길에 카레가 다 밥 쪽으로 범람해 버려서 본의 아니게 카레 덮밥이 되어버렸습니다. 맵기 추가를 안 했는데 본연의 후르티 함이 잘 살아있었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레라이스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집입니다. 사실 "아니 뭐 일본까지 와서 카레라이스를..."이라고 생각하실 분들 도 계시겠습니다만, 시그니처 메뉴인 네기비프 카레는 유일무이한 스타일의 카레라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식 카레라이스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릴 수 있겠습니다.
종합평가: ★★★☆ (3.5)
상점명 : 모쟈카레(モジャカレー)
시식일시: 2025년 8월 4일 (월) 17시 30분경
위치: JR 신오사카(新大阪) 역 1층 (개찰구 밖)
Google map: https://maps.app.goo.gl/snJf4CdfNkFzqfyo6
제 리뷰의 점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명점 = 장시간의 웨이팅 또는 치열한 예약경쟁의 가치가 있는 집
★★★:맛집 = 단시간의 웨이팅 또는 예약의 가치가 있는 집
★★:평범 = 어딜 가나 있을법한 퀄리티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