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본 버거 챔피언의 우메다 지점
오전에 직장 근처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오후에 우메다에 있는 병원 가기 전, 근처에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맥도널드나 버거킹 같은 체인점 버거를 주로 먹는데 1년에 한두 번은 수제버거를 먹기도 합니다. 오늘이 그 한 두 번 중 한 번으로, 올해 6월에 개장한 도심형 녹지공간인 그랑그린 오사카 (グラングリーン大阪) 북관 1층에 있는 BRISKSTAND UMEDA에 방문했습니다. 본점은 고베 (神戸)의 하나쿠마역 (花隈駅) 근방인데 제가 살던 기숙사와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라 굉장히 자주 간 동네인데 처음 들어봤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취업해서 도쿄로 이사한 2018년 보다도 더 나중에 생긴 가게더군요. 참고로 하나쿠마역에는 전국구 노포 양식집인 양식의 아사히 (洋食の朝日; 요쇼쿠노 아사히)가 있습니다. 비프카츠가 시그니처인 노포 양식집인데 딱 한 번 가봤습니다. 웨이팅이 어마어마한데 가게는 좁고 회전율도 낮아서 2시간가량 기다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맛은 뭐 괜찮았습니다. 줄 안 서고 먹을 수 있다면 또 먹고 싶긴 하네요. 그리고 하나쿠마역 근처에는 이치하나 (一花)라는 하카타 돈코츠 라멘 전문점을 있어서 종종 갔는데 아직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후쿠오카 (福岡)의 쿠루메 (久留米) 출신인 제 대학원 후배가 고베에서 가장 후쿠오카 현지에 근접한 맛이라고 평가한 가게입니다.
아무튼 오늘 방문한 가게의 본점은 일본 최대의 맛집 평가 서비스인 타베로그 (食べ ログ) 백명점 (百名店)에도 선정된 가게입니다. 매년 각 카테고리별로 전국 (일부 카테고리의 경우 동일본/서일본으로 나눔)에서 Top 100을 뽑는데 여기에 선정된 가게라면 어지간해서 실패는 안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이 가게는 재팬 버거 챔피언쉽 2025 (JAPAN BURGER CHAMPIONSHIP 2025)에서 우승해서, 올해 10월에는 월드 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대회가 2023년에 열려서 GOD의 김태우 님과 이원일 셰프가 함께 개업한 속초의 멜팅소울이 우승을 했죠. 제 기억으로는 멜팅소울도 월드 챔피언십 나가서 좋은 성적 거두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평가가 굉장히 좋은 가게라서 지점이라고는 하더라도 꽤나 기대를 하고 방문했습니다.
점포는 그랑그린 오사카 북관 1층의 푸드코트 re:Dine 내에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푸드코트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며, 안에서 영업하는 점포는 3, 4점포뿐입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이 버거집과 파스타집이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점포 수가 조금 더 늘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입구에는 푸드코트 이용법이 적혀있습니다. 입장하면 점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로 이동 후, 각 자리에 비치된 QR코드를 이용해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결제 또한 스마트폰으로 웹 상에서 결제하는 형식으로, 현금으로 결제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일본에서 사용가능한 신용카드 또는 애플페이를 이용하는 형식입니다. 결제 안 하고 먹튀 하면 어떻게 되는지까지는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QR코드로 주문 화면에 들어갈 때,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란이 있는데 여기를 공란이나 한국 번호를 써도 되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합니다. 테이크아웃해서 바로 앞에 있는 공원에서 드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다만 이 더운 날에 밖에서 햄버거를 먹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부는 이렇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굉장히 분위기는 밝은 편이며 4인 테이블석이 몇 개 있고,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2인 테이블석이 10개 넘게 있습니다. 카운터도 10석가량 있어서 저는 이번에 혼자 방문한지라 카운터석을 이용했습니다.
카운터석 전경입니다. 각 자리에는 QR코드가 놓여있고 뒷면에는 사용법이 적혀있습니다.
QR코드 뒷면의 내용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 QR코드 찍기, 2) 점포 및 메뉴 카테고리 선택, 3) 메뉴 선택, 4) 주문 확정, 5) 온라인 결제 순서입니다. 신용카드, 간편 결제, 바코드 결제, 교통카드 등이 사용가능합니다.
제가 주문한 내용입니다. 버거는 BRISKSTAND의 명물이라는 킷타야쯔 (切ったやつ; 자른 거) 싱글 패티에 피클 추가, 사이드 디쉬로 샐러드 추가, 음료로는 수제 콜라를 선택했습니다. "킷타야쯔"는 버거를 반으로 자른 뒤 단면을 다시 육즙+기릅에 구워낸 버거입니다. BRISKSTAND 명물 메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보이는 메뉴입니다. 사실 메뉴라 할 것도 없고, 가게에 그렇게 해달라고 오더하면 그렇게 해주죠. 자르지 않은 버전은 1,500엔, 자른 녀석은 1,650엔입니다. 햄버거 하프 커팅해서 단면 구운 게 150엔의 가치가 있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주문 시 고기 굽기의 정도는 지정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고기 굽기의 정도를 물어보는 가게라면 어지간해서는 맛있다고 봅니다. 제 인생 최고의 버거집으로, 짧으디 짧았던 미국 유학시절 4, 5번 방문한 Mr Bartley's Burger Cottage (보스턴 가실 일 있으시면 매우매우 추천드립니다)도 그렇고, 미국의 버거집의 대부분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딱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만 여전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손님에게 취향을 묻지 않고 최적의 굽기로 구워만 준다면야 더더욱 땡큐니까요.
제가 앉은 카운터 자리에서는 조리과정이 보였습니다.
주문한 지 15분 정도가 지나서 메뉴가 나왔습니다. 버거 1,650엔, 샐러드 150엔, 피클 150엔, 수제 콜라 450엔으로 합쳐서 2,400엔입니다. 피클은 사실 사진으로만 봤을 때 사이드로 나오는 건 줄 알았고, 150엔 받으면 당연히 그럴 줄 알았는데 작은 피클 슬라이스한 게 들어가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버거 외의 메뉴에 대해 평가하자면, 샐러드는 평범한 그린샐러드에 업소용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뿌린 맛입니다. 맛은 그럭저럭 입니다만, 사실 슈퍼나 편의점에서 이 정도 크기의 그린 샐러드 사 먹으려고 하면 100엔 정도는 들어가니 딱히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감자튀김은 생각보다 먹을만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포슬포슬하더군요. 다만 갓 튀겨낸 게 아닌지 좀 식어있었습니다. 케첩이나 머스터드는 따로 구비되어 있으니 점원에게 말씀하시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제 콜라는 업소용 수제콜라 원액을 소다수로 희석한 물건입니다. 뭐 사실 가게에서 직접 콜라를 만들 거라는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눈앞에서 업소용 원액에 소다 희석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맥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그래도 고급 레스토랑이나 그런 건 아니니 그러려니 했습니다만, 450엔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버거입니다. 버거 크기는 버거킹의 주니어 와퍼 정도입니다. 내부가 코팅된 버거 봉투 (burger wrapper)가 함께 나오고, 1회용 물수건도 크고 두툼한 녀석이라 깔끔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버거의 구성물은 번 + 슬라이스 피클 (150엔 추가) + 캐러멜라이징 어니언 + 체다 치즈 + 패티 + 번입니다. 패티는 와규 100%고 후추나 시즈닝 없이 소금으로만 간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맛이 단조로웠습니다. 사실 맛이 단조롭고 복잡하고 심오하고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패티가 너무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 오버쿡 되어서 육즙은 전혀 없이 퍼석퍼석합니다. 패티가 그다지 두껍지는 않기에 사실 크게 기대를 안 하긴 했는데 그 기대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육즙 터지는 패티를 포함한 버거는 먹고 나면 버거 봉지에 기름과 육즙이 흥건히 남아있고, 버거 봉지 없이 먹으면 육즙이 입 주변이나 팔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고 그게 맛인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그냥 퍼석퍼석한 민찌 덩어리였습니다. 한두 달 전 즈음에 집에서 패티 구워서 햄버거 만들어 먹은 적이 있는데, 솔직히 제가 만든 패티가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즈닝 덕분인 건 안 비밀입니다). 그리고 정육점이나 슈퍼에서 소고기 민찌 사서 요리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게 가끔씩 엄청 질긴 부분이 있죠. 그런 게 패티 군데군데서 느껴졌습니다. 피클은 너무 얇게 슬라이스 되어 있어서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고, 치즈도 말 안 했으면 계시는 지도 몰랐을 겁니다. 유일하게 존재감이 있으면서 맛있다고 느낀 건 양파입니다. 정말 달달하게 캐러멜라이징이 되어있더군요. 예전에 집에서 양파 5, 6개 사서 몇 시간 동안 양파 캐러멜라이징을 몇 번 해본 적 있는데 그것보다도 훨씬 잘 됐습니다. 이거 하나는 참 좋더군요.
아무튼 계속 먹기가 힘들어져서 중간에 머스터드와 케첩을 버거에 뿌려가면서 먹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종종 먹곤 하니, 이 또한 버거 먹는 법 중 하나겠죠. 참고로 커팅된 단면은 맛있게 잘 구워졌습니다.
전반적으로 많이 실망스러운 가게였습니다. 1,650엔이면 버거킹에서 거의 가장 비싼 메뉴 (요즘이면 스테이크가 들어간 와퍼가 있죠)를 시켜 먹을 정도인데 그게 훨씬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고베에 있는 본점에는 더 다양한 메뉴가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엄청나게 기대가 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가게가 가진 명성이나 평판과 제가 겪은 경험의 갭이 너무나도 크기에, 그런 점에서 본점은 가보고 싶기는 합니다. BRISKSTAND는 고베 이외에도, 제가 방문한 오사카를 비롯하여 교토, 히메지, 도쿄, 가마쿠라, 오카자키 등 여러 군데 있으며 도쿄에는 꽤 많은 지점 있습니다. 이 지점들이 모두 직영점은 아니고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어쩌면 본점은 맛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번 + 패티 + 치즈 + 캐러멜라이징된 양파 조합은 많은 수제 버거집의 기본메뉴로 어떻게 보면 전투력 측정기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 구성이 단순한 만큼 만드는 스킬에 크게 좌우된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방문한 지점이 아닌 본점에 가면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맛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 그냥 고베에 원래 다니던 수제버거집에 갈 것 같습니다.
종합평가 : ★☆ (1.8)
상호명 : BRISKSTAND UMEDA
지역 : 오사카부 오사카시(大阪府大阪市)
위치 : https://maps.app.goo.gl/1kY9scP7wYWkuBiz5
분위기 : 푸드코트 (카운터 + 테이블)
방문일시: 2025년 8월 13일 (수) 11시 45분경
사용금액: 약 2,500엔/1인
제 리뷰의 점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명점 = 장시간의 웨이팅 또는 치열한 예약경쟁의 가치가 있는 집
★★★:맛집 = 단시간의 웨이팅 또는 예약의 가치가 있는 집
★★:평범 = 어딜 가나 있을법한 퀄리티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