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에서 날라리라고 수군대던 분들에게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by mess planet expert

- 선생님은 왜 오해를 바로잡지 않으시나요?

- 그 시간에 다른 걸 하고 싶어요.

화 낼 시간에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


- 스스로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건가요?


다정하고 당차고 솔직한 학생의 질문에

그렇다, 혹은 아니다_라고 섣불리 답할 수 없어 웃었다.

어느 오해는 날아가지 못하고 추신인도 없는 편지가 되기도 했다.


나를 두고 하는 말임은 청각이 예민한 편이라

잘 알지만 아무 타격이 없는 수군거림이라 괜찮습니다.

다만 실례인 행위이니 다른 이에게는 안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나도 세상 사람들이 나에 관해 각자의 스트레오 타입을 가지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본인들의 예상들을 보란 듯이 모두 빗나갈 때 신기해하는 것도 역시 타격 없이 익숙합니다.


사실 저는 되려 당신들이 신기합니다.

타인을 예단하고 사실과의 여부를 맞춰보는 것을 즐겨하는 것은 호기심이 많은 까닭일까요?


제 머리 안에는 아예 없는 내용이라 감이 안 옵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술도 담배도 게임도 약도 당연히 안 합니다.

누군가에겐 선생님이고 누군가에겐 예술가이고 누군가에겐 타투이스트지만

누군가에겐 라이브 카페 모범생이자 수석 바람잡이겠네요.

식물에 물을 주고 새를 보는 걸 좋아합니다.

카톡보다는 문자나 편지를 씁니다.


휴일엔 책을 읽고 책방을 가거나 글을 쓰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걸 좋아합니다. 혹은 조용한 곳을 천천히 걸어 다닙니다.


청소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이 내는 음의 높이는 대부분 싫어합니다.


좋아하는 색은 있지만 싫어하는 색은 없습니다.

소설보다는 수필이나 시집을 더 좋아합니다.


무언가 해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결과에는 아무 기대가 없습니다.


스스로 잘 울기보다는 타인을 잘 울립니다.

뜨거운 것을 못 먹고 매운 것을 안 먹습니다.


인문학적인 호기심이 생길 때는 사람들을 관찰하지만 실은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상형은 없으나 이상향은 있습니다.


쓰다 보니 세상과 멀어지려 구태여 마음 잡고 노력한 것은 없는데, 세상 속에서 나로 살려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진 듯합니다.


그러니 이제 그러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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