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한 페이지만 남겨두고 쓰는 일기

by 소편

어느새 2025년의 11월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빠르게 간다더니,

소리 없이 날아가 버린 시간에 쓴웃음만 지게 된다.


나는 지나간 시간에 미련을 잘 두지 않는 편이라

해가 끝나도 후회를 크게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올해만은, 내가 1년을 잘 살아낸 게 맞는지

조심스레 뒤돌아보게 된다.


돌이켜보면 다른 해보다 훨씬 격정적인 변화의 해였고

가장 많은 고뇌의 시간을 안겨준 날들이었다.

생에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해보며

겪어본 적 없는 수많은 난제들에 너덜거린 정신을

겨우 바느질하듯 꿰매 가며

‘조금은 더 나은 삶’을 향해 애썼다.


더불어, 법적으로 2년차인 인생의 동반자와는

맞지 않는 성향을 끼워 맞추기 위해

부단히도 많은 감정싸움을 나눴다.


그래도 분명, 나는 작년보다 한 뼘 이상은 성장했다.

아직도 조금만 밀면 부러질 것 같은 앙상한 가지 같지만,

속은 단단해져 쉽게 부러지지 않을 만큼은 됐다.

물복처럼 물러터졌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찔러도 과육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단단한 사람으로 변했다.


변한 나의 모습이 아쉽지는 않다.

다만, 작년보다 내가 무엇을 이루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보게 될 뿐이다.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뿐이라는 게 내 신조이기에

‘나아가지 못한 삶’을 살았다 느껴지면

스스로를 많이 탓하게 된다.


올해는 100% 만족스러운 해는 아니지만

분명히 나아간 해였기 때문에

나는 나를 칭찬해주기로 했다.

아직 한 달이 남았다.

짧다면 짧겠지만, 어쩌면 또 한 번

큰 반향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니 열심히 노를 저어봐야지.


거센 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노를 저어 나아가다 보면,

지나간 자리 위로 새로운 해가 떠오르겠지.

그 순간, 땅에 쓰러져 있다 해도

분명 기쁨의 눈물이 날 것이다.


‘아, 나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내게 또 새로운 기회의 날이 주어졌구나.

다시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