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일기가 주는 마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요.
곰돌이 푸가 그랬는데,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고요. 요즘 제가 보건교사 안은영 보고 남주혁 매력에 반해서 하백의 신부라는 드라마를 보았는데요.(물론 빨리 감기를 엄청 했습니다. 달달한 드라마 역시 힘드네요.ㅠㅠ) 거기서 남주혁이 신세경한테 도움을 받아서, 그 대가로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줄 테니 말해보라고 해요. 그러자 신세경이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남주혁이 묻죠.
"돈은 왜 필요한 겁니까?" (남주혁은 천상계에서 온 신이라서, 돈의 존재를 몰라요.)
"돈이 있으면 행복하니까요."
"... 그렇다면 당신은 사실 행복이 필요한 거군요."
혼자 그 부분을 보고 또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래 맞아. 궁극적으로는 행복을 원하는 거지.
매일 아침 감사일기로 하루를 시작한 지는, 두 달이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가져온 긴 휴직의 시간 동안 팔랑거리며 가끔씩 날뛰는 제 마음을 다잡고자 한 이유였습니다. 일기에서 감사는 모든 것에 대해 할 수 있지만, 한 가지 규칙이 있다면 부정어보다는 긍정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늦잠을 자지 않아 감사합니다"가 감사의 이유라면, "오늘 일찍 일어나 하루를 기운 넘치게 시작하니 감사합니다."라는 식으로요. 이 방식은 제 삶에 시너지를 넘치게 하고, 때로는 정말 불어오는 가을바람 덕에도 감사함을 느끼곤 합니다.
감사일기를 쓰기 전에도 저는 비교적 긍정적인 편이었지만, 업무 특성상 분석을 많이 해야 하고,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사람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보아야 했기 때문에 여기저기 분석적 마인드를 들이밀곤 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대화를 하면서 '음, 지금 이러이러한 상태군. 이러이러한 대안이 좋겠군.'이라고 생각하거나 어떤 상황을 마주하면 '이러이러한 원인이 이렇게 만들었겠군. 이런 대안이 좋으려나?'라는 생각이 자꾸 머리를 지배해 아주 복잡했습니다. 제 상황을 분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책을 읽는데, 뇌의 사고 패러다임을 바꿔 긍정 회로로 단단하게 하는 것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인데, 감사하는 사고와 마음이 아주 큰 특효약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특효약을 몸소 체험하고자 감사 일기를 쓰고 있는데 아주 반응이 좋습니다.
감사일기를 쓰는 이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뇌가 리프레시되거든요. 어제 나한테 감사했던 일들을 되새기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 기분을 느끼려고 눈 뜨자마자 씁니다.
세상이 좋게 보입니다. 생각보다 감사할 것이 많다는 것을 정말 발견하게 되어요. 조금 우스운 얘기일 수도 있는데 부는 바람, 하늘, 공기나 냄새에도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감사할 일들이 생깁니다. 음, 이건 제30 넘은 인생 동안 기억이 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연결되는 말인데요. 하루 중 감사한 일은 늘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한 일들을 새겨서 머릿속에 꽝 박으면, 하루하루 기억 속에 감사한 일들이 기록되면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내 삶은 감사의 그래프를 그리는구나. 알게 됩니다.
이것들과 함께 다른 것들이 전반적으로 조합되어, 한마디로 행복해집니다. 60일째 계속 쓰는 걸 보면 아무래도 이유가 있겠지요?
저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순간들은 조금 더 사랑하고, 다정하게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2020은 2019와는 다른 저만의 한 해인데 조금 더 특별하고 싶었어요. 물론 커리어를 좀 더 다듬고 진급을 할 줄 알았지만, 세상일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하니까요. 상황이 변했다 하더라도, 제2020이 소중한 사실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을 사랑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하고 오전에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며 즐기는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