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와 껍데기만 다른 형제차 이지만,
예전 기아자동차는 당시 뛰어난 엔지니어링으로 승부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콩코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디지털 계기판을 채용하고, 나름 동급대비 훌륭한 성능을 어필하였다.
하지만, 작은 사이즈로 인해 고급차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당시 기아는 마쯔다와 기술 제휴 관계에 있었고,
실제 독자모델이라기 보다는 마쓰다 차량을 가져다가 파는 수준이었다.
크레도스. 이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기아는 타사 차량보다 뛰어난 엔지니어링을 어필하였다.
근데, 기아는 결정적으로 디자인에 발목을 잡히는 느낌이다. 그나마 전기형(윗사진)은 좀 나은데, 후기형(아랫사진)은 정말 못생겼다.
세피아는 나름 선방한다. 현대 엘란트라와 함께 준중형차 시장을 이끌어 갔다.
디자인도 무난했고, 사이즈도 무난했고, 성능도 무난했다. 이런 무난한 이미지가 그간 기아자동차의 이미지다.
기아자동차의 베스트셀러는 누가 뭐래도 프라이드였다.
이 차는 포드, 마쯔다, 기아가 합작하여 생산 판매한 그야말로 월드와이드 모델이었다. 지금봐도 독특한 개성으로 매력이 있다.
엘란. 잘 알다시피 로터스의 엘란을 기아가 사서 국산화(크레도스 엔진 얹음) 시켜서 출시했다.
많이 팔리지는 못 했지만, 당시 기아자동차만의 특색을 읽을 수 있는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기아가 90년대 초 대형차 시장에 본격 도전하면서 내놓은 차가 바로 포텐샤. 마쯔다 모델 들여온 것이었는데,
이 차가 국내 최초로 200마력을 넘는 출력을 가졌던 차다.
당시 경쟁차인 (각)그랜저는 v6 3.0 sohc 엔진을 얹고 160마력 정도 출력을 보였다. (지금과 출력 측정 방식이 좀 다름. 더 높게 표기)
출시 초기엔 나름 판매량이 제법 되었으나, 이후 뉴그랜저 나오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시들해진다.
포텐샤는 후에 엔터프라이즈에게 기함 자리를 내어주고,
몇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한급 낮은 포지션으로 자리 매김하여 나름 오래도록 생산 판매 되었다.
엔터프라이즈. 현대자동차에 합병되기 전 기아자동차의 마지막 기함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국내 최대 사이즈를 자랑하였고, 3.6 v6엔진은 국내 최대 배기량이었다.
당시 경쟁차종은 아카디아, 다이너스티, 체어맨이다.
기아자동차는 아쉽게도 IMF를 넘기지 못하고, 현대자동차에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출시한 대형차가 바로 오피러스다.
문제는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인수 되면서, 기아자동차만의 특색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에도 거의 마쯔다 차를 들여온 것이기에 기아 만의 특색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그래도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성이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