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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줌 Oct 11. 2021

적게 벌고 적게 씁니다

지출 관리

사회 초년생 때 처음 월급을 받아 들었을 때만 해도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이 내 목표였다. 열심히 회사생활도 했고 2년에 한 번씩 이직을 해가며 IT업계에서 연봉을 올렸다.

세월이 지나 자영업에 뛰어들고 나서는 돈의 개념이 바뀌면서 많이 벌고 싶고 많이 즐기고 싶다는 목표는 같지만 적게 쓰면 덜 벌어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남에 돈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을 깨달은 때다.

월급날마다 따박따박나오는 직장 다닐 때는 느낄 수 없었다. )


한참 열심히 저축하고 남의 가계사정도 궁금할 즈음 신문기사에서 이런 내용을 본 적 있다.

가정에서 한 달 저축액이 비슷하다는 것인데 월 300 버는 외벌이 가정과 맞벌이 600 버는 가정의 저축액 다르지 않다라니... 저축액이 어찌 같단 말인가? 차마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거 ! 연히 저금액이 수익에 비례하겠거니 생각했다.



 내가 맞벌이 600을 번다면 월 300씩은 저금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아니었다.

그래! 버는 만큼 사람들이 즐기면서 생활해서 한 달에 저금 100만 원씩 하는 가정 많지 않다는 거다.


조금 벌 때보다 많이 벌 때 기분 전환용 지출이 잦고 바쁠수록 외식이나 배달비용이 늘어다.

수입이 늘면 고정지출로 아이들 학원을 하나씩 더 늘리고 보험도 늘려서 따지고 보면 저금액은 비슷해지고 씀씀이만 늘어나는 것.



그 신문기사도 한 몫했지만 둘째를 가지면서 맞벌이가 외벌이가 되어 한동안 수입이 감소하면서 나 스스로 버는 것보다 지출관리가 중요하다 판단했다.

핸드폰도 신형은 필요하고 기계값은 매달 2년 약정으로 내고 싶지 않아서 중고로 새로 막나 오기 시작한 최신폰 바로 아랫단계를 당근에서 30만 원 현금으로 지급하고 샀다. 전화 기본+  데이터 기본 제공의 요금제 15천 원짜리를 써서 한 달에 부가세 포함 2만 원만 낸 지 오래다. 집이나 가게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니 폰요금이 아니더라고 인터넷 요금으로 비용은 부과하고 있지만 핸드폰으로 스마트 스토어 관리(상세페이지 사진 찍기, 판매관리, 톡톡 상담), 블로그 포스팅, 브런치 글까지 쓰고 있는 나로서는 최고의 가성비로 사용 중인 셈이다.



지출을 줄여야 된다는 생각에 가정 먼저 줄이고 싶은 것은 가게의 월세였다. 적어도 10년 이상은 일을 하고 싶은데 10년 치 임대료는 얼마인가? 한 달 월세도 큰돈인데 10년 치 임대료를 생각하니 계산해보나 마나 거금이다. 한 달 내도록 쎄빠지게 일해서 적자보는 날에도 전전긍긍 월세 내야 한다 생각하니 속이 답답해졌다.  돈이 생기면 1순위로 하고 싶은 건 월세를 안내도 되는 내 가게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영업 6년 만에 자리와 위치는 최선일지는 모르지만 구입자금으로는 최선책으로 내 상가를 얻게 되었다.(콩알만큼 작은..)  그럼 이제 내 가게로 옮기면 월세 낼일이 없겠지만 6년째 하고 있는 가게 자리를 옮길 수는 없었다.  세를 놓고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으면 현재 임대한 가게의 월세에 보탬이 되는 정도로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가 소소하게 지출을 줄일 수 있었던 건 의류비와 화장품 구매비용이다. 민낯에 파운데이션만 찍어 바르던 간단한 화장조차  코로나로 안 하게 되었고 색조화장부터 기초화장품까지 얼굴에 한 겹  가면을 씌웠다면 마스크 한 장으로 그 가면을 대신한다.

(20대 청춘이 아니니 예의상이라도 화장이든 뭐든 가리긴 해야 할 때)



의류비 또한 온라인 구매에 전화상담이 대다수고 손님을 대면하는 일이 적어서 작업복이라고 불리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매일매일 목느러짐 없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을 뿐 색상이나 디자인은 다르지 않은 저렴한 옷들이다. 아침마다 옷을 고를 시간이  줄어들어 좋다. 또 당연한 듯 그렇게 걸쳐 입다 보니 특별한 날에 입는 옷들만 좋은 가격에 구매하고 일상복에 대한 지출이 없다. 



'저금하는 방법', ' 지출 줄이는 방법'이라는 글에서 나오는 쿠폰 모으기나 마이리지 할인로는 대수가 아니다.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안 써야 할 때 안 쓰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새 나가는 지출을 줄가며

 그렇게 7년 만에 (신용대출, 가계대출, 주택대출 까지) 빚 청산을 하였는데 이제 이자로 나가는 돈이 없다. 빚 청산이 적게 쓰는 가계지출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 '매달 나가는 이자가 없으니 저금만 하면 되겠네? 통장에 돈이 쌓이겠네?' 기대했다.  홀가분함으로 신나서 축배를 들어야 하지만, 또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일단 지금까지는 ' 조금 덜 벌어도 상관없어. '  숨통이 트이는 정도(?)로 마음이 편하다.

에게 숨통 트이는 정도란? :  나 하루 쉬고 싶다. 근무일임에도 너무 쉬고 싶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매일 재 시간에 문 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걸 알고 있음에도  당장 내일 정말 힐링하고 싶다.  생각이 들면 가게문 닫고 놀러 다녀오는 정도.

자영업을 하면 한 달 기본적으로 나가는 비용에 대한 압박감이 생긴다. 매출이 매달 다르기 때문에 오는 긴장감인데 어제오늘, 그리고 전달에 내가 많이 벌었고 잘 벌었다고 해서 안주해 있을 수 없다. 내일 그리고 다음 달 어찌 되는지 앞날은 알 수 없으니...

더 많이 벌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지출이 덜 들어가니 덜 벌어도 되어 행복한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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