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주가 꽤나 미안한 얼굴로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우주: 엄마, 엄마도 나 키울 때 고생 많이 했어?
나: 응? 고생? 안 했는데?
우주: 엄마들은 아가 키울 때 고생 많이 한다며?
나: 누가 그래?
우주: 사람들이 다 그래. 엄마도 고생했지?
나: 안 했어, 엄마는. 고생 1도 안 했어.
우주: 왜?
나: 애기 키울 때 엄마들이 고생하는 건 애기가 밥을 잘 안 먹어서, 또 잠을 잘 안 자서인데, 우주는 밥도 잘 먹고 잠도 혼자 너무 잘 잤어. 그래서 엄마는 고생 안 했어. 넌 저절로 혼자 컸어.
우주: 진짜야?
나: 그럼. 엄만 고생 안 했어. 걱정 마.
우주: 그럼 다행이고.
그랬는데, 어제 우주와 택시를 탔다. 우주가 내게 물었다.
우주: 엄마, 어른이 되면 좋은 게 뭐가 있어?
나: 한 개도 없어. 어린이가 나아.
우주: 그래?
나: 응. 한 개도 없어. 지금을 즐겨.
우주: 난 좋은 게 하나 있을 것 같은데?
나: 뭐?
우주: 애기 키우는 거.
나: 야. 애기 키우는 거 진짜 힘들거등? 그거 진짜 별로거등?
우주: 엄마는 고생 1도 안 했잖아.
역시 아이에게 거짓말하면 안 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