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데. 나는 위통으로 하루 꼬박 모질게 고생을 하고 병원에서 막 수액 한 병을 맞고 나온 참인데. 하루 동안 금식을 하라는데. 고작 지금 두 끼를 굶어놓고 누워서도 하늘이 뱅뱅 어지러운 참인데.
실은 지난주 받은 양수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피검사 수치로는 굳이 양수검사까지 갈 것 없다고들 했지만 나이가 많아 나는 검사를 했다. 결과를 보려면 아직 일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2주 후에는 정밀초음파 검사가 남아있다. 오늘은 다섯 개 손가락을 짝짝 펴서 보여주는 미니웅을 만나고 왔다. 초음파 검사를 하는 동안에도 미니웅의 뜀뛰기 때문에 배가 들썩들썩해서 나는 웃음을 참느라 좀 애를 먹었다.
내가 낙천적인 성격이라고는 해도 그래도 양수검사가 겁이 나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다.
예비 엄마들의 이야기는 대개 비슷하다.
“저는 우리 아기를 믿으려고요.”
“양수검사가 더 위험해요. 아기를 믿으세요.”
“아기 믿고 기다렸어요. 지금 무사히 태어나 잘 자라고 있는걸요.”
나는 그녀들의 말이 좀 이해되지 않았다. 아기를 믿으라니. 염색체 이상으로 아프게 태어난 아기가 못 미더운 아기라 그런 것도 아닌데 뜬금없는 그런 말이 나는 조금 이상했다. 그건 아기를 믿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라 엄마와 아빠를 믿을 수 있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픈 아기가 태어나도 잘 키울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것에 대한 믿음 말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아직 믿음이 없다. 내가 어떤 엄마로 자랄지 가장 모르는 사람이 어쩌면 나일 것이다. 미니웅 아빠를 가만 쳐다보아도, 그가 어떤 아빠로 자랄지 모르겠다. 그도 아마 모르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 봄이 다 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