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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2. 2022

[너는 나의 우주] ep.6_미니웅의 앞구르기



초기에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갈 때 사람들이 초코우유를 한 통 먹고 가면 달콤한 걸 좋아하는 아기가 잘 움직여서 보기 쉽다고들 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생각했다. (나는 엄마들의 커뮤니티 이야기에 아주 진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중인데, 거기 엄마들은 다들 천재다. 모르는 게 없다) 


“진짜 웃기는 소리 같지 않아? 안 믿기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병원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초코우유를 내가 쪽쪽 빨아먹자니 미니웅 아빠가 진심을 다해 비웃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고 있어!”      


그런데 나는 이제 안다. 


미니웅은 정말 달콤한 걸 좋아해. 내가 새콤한 키위나 오렌지를 먹을 때엔 꼼짝도 안 하다가 달짝하기 그지없는 망고를 먹으면 야단법석이다. 맛있어, 맛있어! 미니웅은 소리치며 데굴데굴 앞구르기를 한다. 진짜다. (내가 종종 미니웅이 앞구르기를 했다고 미니웅 아빠에게 말하면 정말이지 그는 믿지 않는데, 그거 진짜다. 앞구르기가 아니라면 그렇게 이쪽 옆구리에서 저쪽 옆구리까지 두다다다 움직임이 느껴질 수가 없다고. 이건 분명 앞구르기다) 오늘따라 미니웅이 얌전해서 심심하네 싶으면 그래서 허쉬 초콜릿 드링크를 한 개씩 먹는다. 백발백중 미니웅이 발을 동동 구른다니까.     


잘 익은 망고가 노랗게 달다. 청소를 하다가 망고 한 개 잘라먹고 나니 미니웅은 또 앞구르기를 한다. 

미니웅, 망고 한 개 더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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