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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네 살] ep.36_우주가 모기였어?



낮잠에서 깬 우주가 징징대며 거실로 나왔다.     


우주     우주가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었떠.

나        그래봤자 엄마가 거실이지.

우주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으믄 시더.

나        그래봤자야. 세 발짝만 나오면 있어.

우주     시더.

나        왜?

우주     일어났는데 엄마가 없으면 아가는 불쌍해.

나        뭘 또 불쌍하기까지 해.

우주     불쌍해.     


우주는 아기들이 엄마 배 속에서 자라다가 태어난다는 걸 모른다. 인정을 안 한다. 아무리 설명해줘도, 우주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요란하게 태동을 하던 동영상을 보여줘도 안 믿는다. 그리고 아가들이 엄마 젖을 먹고 자란 적 있다는 것도 안 믿는다. 소파에 둘이 앉아 뽀로로를 보는데 우주가 내 가슴을 만졌다.    

 

나        뭐해?

우주     엄마 찌찌 만져.

나        우주도 애기 땐 엄마 찌찌 먹고 컸는데.

우주     아니야.

나        진짜야. 우주도 우유 먹기 전엔 엄마 찌찌 먹었어.

우주     우주 애기 때 모기였떠?

나        모기?

우주     모기는 입으로 깡 물고 쪽쪽 빨아먹잖아. 우주도 애기 때  모기였떠?

나        아냐. 됐어.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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