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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네 살] ep.45_크리스마스 선물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나눠주며 아이에게 쓰는 편지를 써오랬다. 꼭 고쳤으면 하는 점을 쓰란다. 그럼 산타할아버지가 읽어주면서 나쁜 버릇을 고치라고 말해주는 모양이었다. 


나는 애초 그런 편지를 쓸 생각은 없었다. 

네살인데 고치긴 뭘 고쳐. 크면 사람다워질 텐데. 

그리고 산타할아버지가 따박따박 친구들 앞에서 지적질하는 건 좀 별로니까. 


우주네 선생님은 “아유, 우주 어머닌 뭘 그렇게 자꾸 빼먹으세요?” 하겠지만 그래도 내 맘대로 카드를 썼다. 우주가 새와 달과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주어 기쁘다고만 썼다.      


우주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로 노트를 받고 싶단다. 글씨를 잘 쓰는 다섯살이 되고 싶단다. 나는 세발자전거를 사주고 싶었는데. “산타할아버지한테 노트도, 자전거도 두 개 다 받고 싶다 할까?” 물었더니 “앙대. 두 개 받는 건 사치스러워.” 한다. 그래서 노트 선물을 준비했다. 깍두기 공책, 산수 공책, 그림일기까지 골고루. 물론 내 맘대로 노란색 세발자전거도 준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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