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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여섯 살] ep.62_씩씩하고 자유롭게



“엄마, 오늘도 1등으로 데리러 올 거야?”


딸기를 썰어넣은 시리얼을 먹던 우주가 물었다.


“우주야, 오늘 엄마가 바빠서 아빠가 하원하러 갈 거야. 괜찮지?”


그럼! 하면서 끄덕끄덕한다.

바삐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선생님과 몇 마디 나누는데 우주가 호들갑을 떤다.


“엄마, 뭐하는 거야? 빨리 뛰어가야지. 오늘 일 많잖아! 서둘러!”     


우리 애기, 착해. 저 조그만 녀석이 엄마 맘도 이해해주고 기특해. 

착하지만 착하단 칭찬은 안 한다. 나는 우리 애기가 착하기만 한 애기로 자라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젯밤엔 이런 얘길 했다.


“우주야. 우주는 씩씩하고 용감하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커야 해. 꼭 그래야 해. 네가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돼. 하기 싫은 거 억지로 하는 사람으로 크지 마.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사는 거야, 알겠지?”


가만히 듣던 우주가 흥, 코웃음을 쳤다.


“엄만 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너 행복한 대로 살라고.”

“알겠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꼭 알아야 해.”

“알겠어. 씩씩하고 용감하고 자유롭게. 다 알겠어.”     


뭐든지 다 알겠는 우리 애기. 

씩씩하고 용감하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그 약속은 꼭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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