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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여섯 살] ep.63_심장이 두근두근



우주     엄마, 내가 엄마 사랑하는 거 알지?

나        그럼, 알지.

우주     얼마큼 사랑하는지 물어봐.

나        우주는 엄마를 얼마큼 사랑해?

우주     대박 사랑해.

나        응, 엄마도 잘 알아.

우주     그런데 엄마. 이상해.

나        뭐가?

우주     내가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걸 수도 있어.

나        응?

우주     심장이 두근두근 안 해.

나        그게 무슨 소리야?

우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심장이 두근두근해야 하잖아. 

          그런데 지금 만져보니까 심장이 두근두근 안 해.

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거야?

우주     응. 호빵이가 그랬어.


그때만 해도 나는 호빵이가 누군지 몰랐다. 알고 보니  EBS 프로그램 《호기심 딱지》의 주인공. 아이들에게 별의 별걸 다 가르쳐주는 대단한 캐릭터였다!


우주     아빠를 봐도 심장이 두근두근 안 해. 나는 아빠 사랑하는 데.

나        혹시 엄마랑 아빠 안 사랑하는 거 아니야? 잘 생각해봐.

우주     아니야! 난 엄마랑 아빠 대박 사랑해!

나        의심스러운데.

우주     아니야! 진짜루야! 그런데 왜 심장이 두근두근 안 하지?  진짜루 이상해!     


내가 아직 우주가 어려 긴 말은 안했지만 말이다. 우주야, 심장 두근두근 그런 거 너무 연연하지 마. 두근두근할 때 대충 패스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자칫하면 인생 엉킬 수도 있거든. 쿨하게 살자, 나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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