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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가 김서령 Jan 03. 2022

[우주는 여섯 살] ep.77_깊은 산 속 옹달샘



새벽에 우주가 품속에 파고들다 문득 눈을 떴다. 

     

우주     꿈속에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어.

나        무슨 노래?

우주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나        불러줘.

우주     밤인데?

나        괜찮아. 불러줘.

우주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 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나        좋다.

우주     엄마.

나        왜?

우주     토끼가 세수하러 왔다가 세수는 안 했잖아. 물만 먹었잖 아. 왜 그런 줄 알아?

나        왜?

우주     얼굴이 더러워서, 세수하면 옹달샘이 더러워질까봐, 미안 해서 그냥 물만 먹고 갔어.

나        정말?

우주     응.

나        우리 우주, 시인 될 건가 봐. 시 같애. 

우주     아니야.

나        왜?

우주     이거, 할머니가 해준 얘기야.

나        응, 그래……     


그리고 우주는 도로 잠들었다. 

시인은 안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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