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우주가 품속에 파고들다 문득 눈을 떴다.
우주 꿈속에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어.
나 무슨 노래?
우주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나 불러줘.
우주 밤인데?
나 괜찮아. 불러줘.
우주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 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나 좋다.
우주 엄마.
나 왜?
우주 토끼가 세수하러 왔다가 세수는 안 했잖아. 물만 먹었잖 아. 왜 그런 줄 알아?
나 왜?
우주 얼굴이 더러워서, 세수하면 옹달샘이 더러워질까봐, 미안 해서 그냥 물만 먹고 갔어.
나 정말?
우주 응.
나 우리 우주, 시인 될 건가 봐. 시 같애.
우주 아니야.
나 왜?
우주 이거, 할머니가 해준 얘기야.
나 응, 그래……
그리고 우주는 도로 잠들었다.
시인은 안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