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눈 부비며 우주 폭 끌어안은 뒤 “우주야, 사랑해” 중얼중얼하는 게 습관인데, 오늘도 그랬더니 우주가 귀찮다는 듯 “하지 마. 좀.” 그런다.
나 그럼 사랑한단 말 대신 다른 걸로 할까?
우주 뭘로?
나 방울방울해…… 그럴게. 사랑한단 말 대신 쓰는 거야. 어때?
우주 그게 뭐야? 웃기잖아!
나 맘에 들어? 그럼 엄만 앞으로 방울방울해, 그럴게!
어린이집 가는 길에 나는 또 그랬다.
나 방울방울해, 우주야.
우주 아, 하지 마.
나 왜애? 방울방울하는 것도 싫어?
우주 오글오글해. 하지 마.
나는 또 부들부들.
엄마 해먹기도 힘들다.
어린이집에 하원하러 가면 입구에 놓인 마이크를 들고 말을 해야 한다.
“장영실반 이우주, 데리러 왔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내내 뛰어다니는 곳이다 보니 잘 안 들릴 때도 있단다.
그래서 안내문에도 쓰여있다. 큰 소리로 불러달라고.
며칠 전엔 크게 불렀는데도 우주만 안 내려와서 다시 불렀다. 다른 아이들은 나오는데 우주가 계속 안 나와서 또 불렀다. 그러니까, 세 번을 부른 거다. (나도 그런 건 처음이다) 그날 가방을 메고 나온 우주가 말했다.
우주 엄마, 그러지 마.
나 뭘?
우주 세 번이나 부르지 마.
나 못 들었나 싶어서 그랬지.
우주 그런 건 아빠들이나 그래.
아빠들이나 할아버지들은 두 번, 세 번 막 불러. 엄마들은 안 그래.
할머니들도 안 그러고. 엄마 다시는 그러지 마.
나는 그냥 천천히 옷 입고 가방 챙겨서 늦게 나오는 거란 말야.
그러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아재 취급을 받은 것인가. 엄마도 할머니들도 안 그러는데 아빠들이나 할아버지들이나 하는 걸 내가 해서 얘가 기분이 나빴다는, 아니 창피했다는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부들부들하는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