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고객센터를 두드리다!
날마다 꾸준히 쓰는 게 참 쉽지 않다. 나란 사람, 이렇구나 싶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밥을 먹듯, 세수를 하고 외출 준비를 하듯 일정하게 글을 써내려가는 일이란 게 정말 쉬운 게 아니구나 느끼는 요즘이다.
인터넷을 켜고 무심코 내 눈에 들어온 화장품!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이라 이벤트를 통해 홍보중인가 보다.
평소 손수건을 사용하자고 자연 보호를 지향하는 회사이므로 어느 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브랜드다.
그 브랜드에서 자연발효 에너지 오일을 출시했다. soy bean이 적혀 있는 걸 보니 콩으로 만드는 것 같다.
아프리카에 있는 후원아동이 쓴 편지에 자꾸 등장하는 단어가 soy bean. 그 땅에서는 아무 거나 잘 재배되는 토양이 아니므로 그 아이가 좀 답답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평소 폰에 다운받은 어플 중 하나인 '화해'(화장품 성분 해석 어플)에 그 제품을 의뢰해보았다. 그러니
가장 안전한 하늘색에 딱 하나 붉은 색이 드러났다. 무슨 성분이 위험 요소인가 보았더니 향료가 들어가있었다.
인공향료는 어지러움증을 비롯하여 신체 각 장기와 피부에 위험성을 유발하는 유해 성분. 기가 차서 바로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이 시국에 촛불 켜고 거리로 못 나가더라도 화장품 소비자로서 회사에 따질 건 따져야겠다 비장한 마음으로
고객센터로 들어가 메일을 보냈다.
향료를 빼고 만들 수 없느냐,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란 책에 보면 화장품에 절대 들어가선 안 되는 20가지 유해 성분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인공 향료이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 성분을 빼고 만들어 달라,
대강 이런 요지였다.
그것도 부족하여 나는 담당 부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080으로 시작되는 다이얼을 망설임 없이 누르고
신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데 향료가 들어갔다. 왜 그러하냐 물었다. 담당자의 이야기로는 천연에서 유래된
향이므로 인공 향료가 아니란다. 그래서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을 거고 걱정하지 않고 쓰셔도 된다는 거다.
그것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다. 천연이라면 어디에서 가져왔느냐? soy bean이라는 글자로 봐선 콩에서
추출한 성분같은데 꼭 향을 집어 넣어야 하느냐, 화해에서 검색한 결과 향료가 붉은색으로 떴다,고 얘기했다.
그러니 화해에서는 향이 들어가면 무조건 위험 표시가 뜬다는 거다. 회사 기밀이므로 성분이나 자세한 사정은
말해줄 수 없단다. 제품을 만드는 이에게 이 부분에 관해 전달하겠다고 한다.
나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또 얘기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여기 저기 유해 성분이 없는 제품 찾아 쓰는 번거로움과 불편함 없이 한 회사를 믿고 마음놓고 골라 쓸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 달라... 이런 저런 조건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내는 일이 힘든 줄 알지만 유해 성분이 하나도 없는 제품을 앞으로 더 신경 써서 만들어 주시면 고맙겠다...
요즘은 똑똑한 소비자가 많아 건의도 잦고 요구가 많으리라. 소비자의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잘못된 건 바로잡아달라 계속 요구하면 회사에서도 여론을 신경쓸 수밖에 없으리라. 내가 한 번 전화하면
누군가는 안전한 제품, 건강한 화장품을 쓸 수 있으리라. 그런 믿음과 기대로 전화를 했다.
왠지 뿌듯하고 큰일을 한 것 같은 이 느낌! 별 거 아니지만 모른 척 넘어가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일,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준 직원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화장품 가격도 만만치 않는데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이 우리에게는 필요한데... 아직도 페부리즈를 쓰는 제자에게 "그거 안 된다! 발암 물질 들어있다. 쓰면 안 된다!"라고 얘기도 하고. 내가 아는 지식이 짧을지라도 그 정보가 상대를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는 거라면 아낌없이 알려주리라.
"그럼 전화거신 분은 향료가 들어있는 제품은 쓰지 않으시나요?"
"네, 저는 화장품을 사기 전에 화해에 전성분을 검사하고, 성분 분석이 없으면 제가 하나 하나 다 쳐서
분석한 다음 안전한 성분만 있는 걸 사용해요. 저는 화장품 여러 개 바르는 편도 아니구요."
립스틱, 매니큐어는 조카가 사용하면 안 된다고 어머니와 동생에게 주의를 주고 조금은 비싸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고르려고 애쓴다. 타고난 피부 미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티 하나 없는 옥같은 살결도 아니다만 그래도
나는 건강한 제품을 선택하고 싶다. 건강해야 사랑하는 이들도 오래도록 보고 지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화장품 회사 리더 및 관계자 여러분, 부디 성분도 안전하고 믿고 쓸 수 있는 제품 만들어주세요. 저는 아무리 이름 난 수입품이나 명품이라도 유해 성분이 들어가면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우리 제품 마음껏 자랑하고 사용할 수 있게 부디 안전하고 기능성 좋은 제품 많이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