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 씨앗
너 누구냐,
양치질하다 무심코 눈길 간 곳
꼿꼿하고 당당하게 허리 펴고 고개 내밀었네
온갖 구정물 다 뒤집어쓰고도
어디서 날아온 씨앗이길래
이다지도 하찮은 곳에 자리 잡았는지
이 일을 어이 하랴
귀여운 떡잎 두 장
앙증맞고 소중해 뽑아버릴 수도 없고
이 곳에서 온갖 더러운 물로 양분받아
생명이라고 태어났으니
너를 어이하면 좋으랴
지켜보고 두고 보면 알겠지
일부러 죽이진 않을 테니
사는 만큼 힘껏 살아 보거라
이쁨 받는 온기 가득 흙에서
태어났으면 더 좋았을 것을
살아난 게 강한 것이려니
너를 위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