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탄생

하수구 씨앗

by 윤작가

너 누구냐,

양치질하다 무심코 눈길 간 곳

꼿꼿하고 당당하게 허리 펴고 고개 내밀었네


온갖 구정물 다 뒤집어쓰고도

어디서 날아온 씨앗이길래

이다지도 하찮은 곳에 자리 잡았는지


이 일을 어이 하랴

귀여운 떡잎 두 장

앙증맞고 소중해 뽑아버릴 수도 없고

이 곳에서 온갖 더러운 물로 양분받아

생명이라고 태어났으니

너를 어이하면 좋으랴


지켜보고 두고 보면 알겠지

일부러 죽이진 않을 테니

사는 만큼 힘껏 살아 보거라


이쁨 받는 온기 가득 흙에서

태어났으면 더 좋았을 것을

살아난 게 강한 것이려니

너를 위해 글을 쓴다


“Happy birthday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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