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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작가 Jul 08. 2021

밤마다 불청객!

이모 육아 일기

한 달쯤 되어가려나, 밤마다 불청객과 대치중이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적을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몇 번이나 놈의 존재는 똑똑히 확인했고 즉각 전자 파리채를 들고 휘둘렀으나 세심하지 못했는지 놓치고 말았다. 그러면 다시 나타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고 기다린다.


예전에는 그냥 자거나 이불을 덮어쓰고 잠을 청했다. 지금은 왜 끝까지 놈을 검거해야 하냐? 지켜야 할 사람이 옆에서 곤히 자고 있으니까. 조카는 아직 혼자 자기가 무서운 모양이다. 독립심을 길러주려고 혼자 자라고 하니-몸부림이 심하기도 하고- 아직은 잘 되지 않는데다 여름철 불청객이 찾아왔다. 거의 두 시간에 한 번꼴로 잠을 깬다. 귓가에 위이잉 거리며 알람 마냥 소리를 내고 이리저리 물어 간지러워서 못 자게 만든다.


조카는 깨진 않지만, 물린 부위를 벅벅 긁어 피가 날 정도라서 약을 발라주고 더 이상 물리지 않도록 보초를 선다.

“에애앵”

글을 쓰고 있는데 다시 나타나서 머리 위 이불장에 앉는다.

전자 파리채로 잡은 녀석


예전에는 나타나면 응시하다 놈이  곳에 머물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파리채를 교묘하게 휘둘러 잡아야 했다. 지금은 진화된 도구로 잡기가 수월하다. 그런데 ! 다른 놈이 앵앵거린다. 이거 ! 전자 파리채의 장점은 사정거리가 조금 멀어도 휘두르다 보면 걸려든다는 거다. 날아다니는 녀석을 포착한  팔을 휘두르면 타닥!  놈을 해치웠다. 불을 끄고 잠이 들면  나타날지도 모르지만, 성과가 없진 않다.

머리가 조금 무겁고 어지러울 수 있는 단점은 있다. 푹 자지 못하고 잠을 뒤척이니까. 그래도 가족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그럭저럭 적응 중이다.


조카들을 보살핀다는 것은 아이들이 학교 갔을   일을 빨리 해놓아야 하고, 수시로 치우고  자주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  이러고 살아야 하나 불평하면 답도 없고 스트레스 지수만 올라간다. 그냥  생각하지 말고 해야 하니까, 가족이니까, 지켜줘야 하니까, 계속 같이 가야 하니까 여기면 조금은 비워진다. 나아진다. 하게 된다.


앞으로  피곤해질 순간들이 찾아와도 모두가 평온할  있다면, 이렇게 일상을 함께   있으면  바랄  없겠다. 이제 자야겠다 싶을 즈음  무슨 소리가 나는 ... 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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