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는 진짜가 될 수 없다

광야를 지날 때

by 윤작가

지난해, 마지막 날 개봉한 영화 <신의 악단>을 친구와 보려고 미리 예매했다. 친구가 이왕 보는 김에 리클라이너 좌석으로 보자길래, 통신사 멤버십 앱에서 할인받아 예매 완료.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라 자주 보기가 힘들다. 오랜만에 보는 거라서 선물 겸 내가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다. 현재 4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한다. 크리스천이기에 익숙한 노래를 극장에서 들으면서 눈물이 흘렀다. 지난해는 학원 수입이 3분의 2 이상 사라지고, 수업을 등록하는 아이는 보일 기미가 없다. 말 그대로 내가 선 곳이 광야 같았다. 영화 속 보위대 군인의 입술로 부르는 <광야를 지나며>를 듣는데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영화는 외부 자금 2억을 지원받기 위해 거짓 신앙을 연기해야 하는 악단들의 이야기이다.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도, 중국도 종교의 자유가 없다. 주석은 지하 교회가 발견되는 대로 체포한다는 기사도 보인다. 신앙의 자유가 있는 땅에 태어난 나는 선택할 것도 없이 모태 신앙으로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예배를 드린 사람이다. 그렇다고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없는 게 공예배를 철저히 드리지도, 십일조 생활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닳고 닳아 무늬만 흉내 내는 크리스천일 때가 많기에 쭉정이와 알곡, 가짜와 진짜 중 어디에 속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영화를 보며 무명이어도 작가인지라 글쓰기를 생각했다. '승리의 악단'에서 '신의 악단'이 된 단원들과 감시자 군인들. 책 읽고 글 쓰고 출간하기 위해 달려가는 나는 진짜를 위장한 가짜인지, 가짜처럼 보일 때가 있어도 뼛속까지 진짜인지 고민스러웠다. 물론 진짜를 지향한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출판사에서 꽤 괜찮고 유익한 글로 독자들의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책을 내는 게 현재 꿈이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되어 집안 경제도 살리고 책 쓰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도 하고 싶다. 그런데 단지 그게 끝이라면, 마지막 목표라면 곤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2억이라는 자금을 뜯어내기(?) 위해, 반동분자를 잡아내기 위해 보컬로 선 군인은 어느덧 신앙을 지키다 총살당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예수쟁이가 되어간다. 결국 죽을 악단들을 빼돌리고 자신이 대신 사형당한다. 한 알의 밀알이 되지 않고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성경 말씀처럼 나의 글과 책 쓰기가 진짜인가? 수시로 점검하고 마음을 정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것인지 자신이 없어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 꿈꾸고 이루기 위해 애쓰는 자체가 가짜는 아니지만, 조금 더 치열한 몸부림이 필요하지 않나 반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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