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의 실질 외교
서희가 그립다. 세 치 혀로 거란의 장수 앞에 자존심 꼿꼿이 지켜 할 말 다 한 배짱 좀 보소.
어린 아이들도 학교까지 빠져가며 목소리 외쳐 반대를 외치는데.. 어른들아, 걱정하지 말란다. 자신도 지역민이고 자기 발로 직접 빠졌으니 무단결석으로 간주된다 해도 본인이 책임질 거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불쌍해라, 이 나라에 선각자가 없어 이리 됐느냐. 뭣이 중요헌디, 강대국의 눈치만 보며 이다지도 욕보이냐. 금수강산은 어디 가고 온 산과 땅이 피멍이다.
어리다고 얕보지 마라. 어른 공경하고 그저 어버이 걱정하는 그 고은 마음을 님비라 실언하지 말라.
여행길에 올라 물귀신된 아가들의 넋도 다 위로받지도 못한 채, 대다수의 거민들이 땅을 일궈먹는 곳에다 어거지로 결정하는 것은 무슨 심산이냐.
말을 해보소. 말을 해보라고? 금뱃지 달았다고 그곳에 있을 자격 없지 않은가. 당신은 어느 나라 백성이오?
말해 무엇하리... 그저 힘 없는, 가엾은 밑바닥 인생들만 피어린 절규 외쳐본들 저들이 눈이나 꿈쩍할까?
답답한 마음, 안 그래도 웃을 일 적은 세상에 다음 세대에게는 무얼 물려주며 무얼 보여주랴.
미안하다, 아가들아. 어쩌면 좋으니. 어쩌면 좋아.......
"어지러운 꿈을 헹구어 새벽 맑은 정신을 깨우는 맑고 차가운 샘이 있어야 합니다. 가까운 곳에 두고 자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를 잠재우는 수많은 최면의 문화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 처음처럼, 신영복, 돌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