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에 앉아

새삼 느끼는 절절한 감사

by 윤작가

퇴근 후 어머니가 만들어 놓으신 김치찌개를 데워 먹는다. 사드 문제로 가슴이 아프고,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이용만 당하고 살아야 하나 눈물이 핑 돈다.


아버지, 이 딸을 용서하소서. 제 기도가 너무 많이 끊어졌지요. 오매불망 딸의 목소리를 애타게 기다리셨을 하늘 아빠 생각에, 통일은 커녕 몇 십 년 후, 조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땐 이 나라가 존속해있을지 감히 걱정이 되고...


내 눈물이 말랐구나. 무릎을 꿇어 무너진 성을 수축할 생각은 안 하고 뭐에 그리 혼이 빠져 정신을 놓고 살았나 저절로 수심이 깊어진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반찬 뚜껑을 덮으려다 눈에 보이는 유리병 속 아몬드와 호두를 몇 알 꺼내먹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아몬드 한 알 한 알을 더운 날, 불 앞에 서서 열심히 볶으셨을 어머니와 하루 삼시 세끼 혹여나 거를까, 돈 생기는 대로 찬거리 사와 채소 다듬고 물에 불리고 삶고 볶아 정성껏 만드신 그 수고를 왜 이제서야 깨닫는가.


고마운 사람, 그분의 수고 없이 내가 이리 살아있지 못했지 싶어 깊은 곳으로부터 자연스레 감사가 올라온다.


하나님, 제가 잘 하겠습니다 해놓고, 감사보다는 불평ㆍ불만이 컸어요. 말하지 못하는 그 깊은 속을 얼마나 자주, 무심히 지나친 채, 다 저 잘나 스스로 커온 것 마냥 오만불손.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이게 제 본모습인것을요. 누군가의 기도 없이 제가 어찌 숨쉬고, 누군가의 배려 없이 제가 어떻게 이 곳까지 왔겠습니까.


아버지, 지금 걱정은 저 한 몸 부르시는 날 흙으로 바뀌어 사라지고, 당신께 갈 터이나 곁에 두신 이들 책임있게 돌보며 끝까지 사랑할 마음 잃지 않게 하옵소서.


제 기도의 양이 참으로 가뭄이라 조금씩 조금씩 차오르게 하시고, 말라버린 눈물이 홍수가 되어 기도의 강이 넘쳐나게 하옵소서.


아버지, 이 나라를, 위정자들을 굽어 살피사 올바른 지각과 백성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충직한 마음을 돌려주시고, 부디 이 땅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리옵니다...


"서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함께 확인하고, 위로하고, 그리하여 작은 약속을 이끌어 내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신영복


p.s. 주권재민(국가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권력이 국민에게 있음), 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신은 어느 나라 백성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