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간구, 하늘의 응답

무언가 답답할 때는 오히려 감사

by 윤작가

'차를 보내주세요.'


이 한 마디였다. 조금 뒤 버스를 애타게 기다리던 내게 멈춰선 것은 다름 아닌 교회 버스.


모임에 늦지 않으려고-더구나 난 주일학교 선생이니- 일찍 준비한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집에서 나가는 시간은 쉽게 단축되지 않는다. 버스 도착 예정 시각에 맞춰 종종 걸음으로 왔는데... 기다리는 버스는 10분 후에, 지각이군.


선생이 지각하면 아이들에게 본도 안 되고 목사님 보기도 좀 민망한데, 어쩌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혹시? 속으로 간절하게 짤막한 기도.


차를 보내주세요.


가끔 안내판에 뜨지 않아도 갑자기 버스가 오기도 해서 그런 기대로 마음 속 간구를 했는데, 우리 교회 버스가 커브를 돌아 나를 보고 섰다. 기막힌 타이밍!


하하, 부장샘도 타고 있었군. 아이들과 간단히 인사하고 오늘은 하나님이 즉석 응답을 주시다니 너무 좋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랴. 우리반은 오늘도 전멸. 막내는 전화도 받지 않고 단톡에 한 명만 대답. 나머진 늦잠인듯. 알바에 밤낮이 바뀐 아이부터 그냥 기분?따라 못 일어나는 아이까지.


올 때보다 안 올 때가 더 많다. 우울한 마음에 반 모임도 못 하고 3층에 미리 올라가 속으로 얘기한다.


'하나님, 다 제 탓인데 어쩌죠? 아이들 연락하기도 쉽지 않고 따로 만나기도.. 제가 더 열심히 기도해야겠어요. 아니면 새 친구 한 명 붙여주실래요?'


"남들이 나를 어찌 어찌 알아서 처우해줄 것을 예상하고 겸손을 취하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 십자가의 정신을 따라 우리는 겸손해야 합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들려오고, 그래야지 하면서도 눈은 피곤한 듯 허리는 뻐근한 듯.. 나도 이러한데 우리 애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내 감정과 상관없이, 내 기분에 따라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의 낮은 그 마음으로 진정으로 감사하는..."

거기서 찔림이 온다. 내 감정과 상관없이, 내 감정과 상관없이.. 내 감정과 상관없이... 죄송합니다.


내가 참 멋대로 신앙 생활하고 있구나 싶고 이런 나를 그래도 사랑하시는구나 싶고 아버지, 어쩝니까, 제가 더 감사하고 돌아볼게요 싶다.


한 주가 시작되었다. 알림처럼 차례로 울리는 작가님들의 발행 시작!


월요일이긴 하네 싶어 웃음이 살짝 나온다. 그 사연들은 학원 가서 하나씩 살펴보고 나는 바닥 닦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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