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재미없어도 진실은 변치 않는다

by 윤작가

포스터를 보자마자 단박에 찍었던 영화.

그러나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할 정도로 영화는 지루하고 조용하고 뭔가 뒤엎는 반전 하나 없이 너무도 예상대로, 이 사회 모습 그대로 전개되었다.


원작자가 주인공인 걸 보니 아마 책으로 나온 듯하다. 미루어 짐작해도, 심증상으로도, 테러를 당한 증인들을 봐도 명백한데 증거 불충분과 조작의 혐의로 끝내 어느 기득권의 선두주자는 자유롭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보며 어찌 이럴 수 있나 분노를 넘어 허황하고 이제 화낼 기운조차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 마치 영화 속 그녀처럼.


수많은 산모가 죽었다. 그들 뱃속에 있던 귀한 생명들이 빛도 못 보고 그대로 묻혀 버렸다. 생후 일 년도 안 된 아가들이 수없이 고통 속에 헐떡거리다 눈을 감았다. 그런데도 무엇을 더 증명하란 말인가. 대체 무엇이 더 필요하다는 말인가.


핏값은 누구에게서 찾아야 하나. 생명들이 숨 한번 제대로 쉬자고, 없는 살림에 공기라도 한번 잘 맡아보라고 구입한 물품에 독성이 있는지도 모른 채 아무런 이유 없이 계속 스러져 갔다. 그런데 아직도 결론은 그대로. 얼마나 많은 피눈물과 희생이 있어야 된다는 것인지 정말 21세기 최첨단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이렇게 허술한 관리 하에 그대로 묻혀도 된다는 말인가.


투루스truth


진실이니까 달콤하지 않다. 그래, 재미도 없다. 그러나 잘못된 걸 알면서도 그대로 판매하게 허용하고 보고서를 조작하고 외국에는 팔지 않은 그 유독 물질을 고작 돈 때문에, 그 돈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 팔아버린 그 놈들. 그런데도 여전히 피해자들을, 소비자들을,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고...


지금 당장 하늘이 그대를 부른다면 곧바로 '타나토스'를 따라가야할 텐데. 죽음 앞에서도 돈이 위력을 발휘할까?


생떼같은 목숨을 버리게 한 죄, 반드시 돌아가리라. 하늘은 그냥 멋으로 있는 게 아니니까. 정말 어리석은 게 누군지, 사람 눈은 속여도 진실은 스스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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