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첫 완독의 기억.

치유의 첫걸음

by 세렌디퍼

내가 선택한 당근과 연애의 방법은 하루 '10분 독서'였다. 어차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뒤척일 바엔 그냥 일어나서 '무엇이라도 하자'로 결정하고 욕심내지 말고 '10분만 읽자.'였다.

어디서 작은 성공의 습관을 누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워들은 기억이 있어서 바로 실행했다.

그렇게 그냥 분주한 아침에 책장에서 아무거나 빼들어 읽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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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사실은, 나는 나 자신의 냄비근성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메타인지 사고를 갖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혼자 조용히 시작하면, 3일도 안 돼서 물거품처럼 사라질 나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묻어나는 '열정'이라는 놈을 알기에 감시자가 필요함을 직감했다. 그 당시 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에 신규 가입 후 개아들 사진 몇 장 업로딩 하고 눈팅만 하면서 다른 이들의 멋들어진 삶을 구경만 하고 있던 때였다.


'나와의 약속을 지켜보는 이가 있다면 실패하면 쪽팔려서, 하루라도 더 읽겠지.'

또 나란 사람은 타인의 시선과 인식에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기에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바로 인스타그램을 '감시자'로 이용하기로 했다.


"인증 사진을 올리기 위해, 디테일한 구멍도 막아버린다. 바로 타임스탬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증명해 보자."처음엔 다소 어색했다. 차라리 나에겐 잘 차려진 선술집 조명 아래 멋진 안주 사진과 혼술의 소주 한 잔의 영롱함에 취한 사진이 어울리는데, 책이라니..


종종 지나가던 지인들의 진부한 응원 댓글에 오글거렸고 '좋아요'라는 하트에 도망가고 싶었다.

짐작건대, '며칠이나 갈까? 구경해 보자.' 였을게다.


"그 예상을 한번 뒤엎어 보기로 한다. 나도 난생처음 마주하는 '나'를 만들어 보자."

내가 입 밖으로 뱉은 말들을 지켜내고야 마는, 한다면 하는 사람으로 나의 캐릭터를 재 탄생시켜 보기로 결정한다.


제일 먼저 집어 든 책의 제목은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 혁명"이다. 당시 얼마나 변화와 성장에 목말라 있었는가를 투영하는 책 선정인가. 언제나 그랬듯 한 챕터 정도에는 밑줄도 쳐져 있고, 종이 한 귀퉁이도 접어있는 걸 보니 초심은 여전히 뜨거운 여자였다. 그래서 더 방심은 금물이었고, 펼쳐본 적 없는 빳빳한 종이의 질감을 느낄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어느새 완독의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신박한 욕심이 생겼다.


"그래. 하루 10분, 100일만 해보자! "


그까 이거!

그렇게 나는 하루 10분, 100일간의 계약 연애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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