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밤, 아이의 열꽃

2025년 7월 12일 토요일

by 여성예 마음찻잔

마음의 편지



특별한 주말을 맞이하는 마음PT입니다.

가장 사랑하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지켜줘야할 존재가 아플때 어떤 마음이 드세요?



목요일 저녁 강의를 마치고, 4살 아이가 잘 자고 있나 머리를 쓰다듬다가 알았어요.

11시가 넘은 시간, 잠든 아이의 볼에 손을 대는 순간 깨달았죠.

아이의 작은 몸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38.8도. 체온계가 보여준 숫자가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늦게 알아챘을까.

강의에 집중하느라,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느라 아이의 신호를 놓쳤다는 자책감이 밀려왔어요.



그날 밤은 참 길었어요. 아이의 작은 몸이 뿜어내는 열기와 함께 지샌 밤.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이마를 닦아주고, 해열제를 먹이고, 계속 체온을 재면서 보낸 시간들.


엄마가 된다는 것의 무게를 새삼 느꼈어요.

새벽 6시, 문을 여는 병원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고,

7시에 접수를 하고 기다리던 그 시간.

대기실에서 아픈 아이를 안고 있으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기도하고 있었어요.

빨리 나아지기를.



하지만 열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38도를 넘나드는 체온이 계속되면서, 며칠 동안 집 안의 모든 일상이 멈춰버렸어요.


아이가 아플 때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해요.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이 작은 몸이 고생하는 것보다 내가 열 배, 백 배 더 아픈 게 나을 것 같다고.

아이의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어요.



30대 후반, 엄마로 산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아이가 아플 때마다 느끼는 이 무력감은 여전해요.

모든 걸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



금요일 하루 종일, 토요일 아침까지도 계속된 열과의 싸움.

그 사이사이 아이가 보여준 작은 미소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몰라요.

아파도 엄마를 향해 웃어주는 그 작은 얼굴 앞에서 제가 오히려 위로를 받았어요.



이제 토요일이에요. 열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놓여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제보다는 나아진 것 같은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어요.



아이가 아픈 이 며칠 동안 깨달은 건,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였어요.

평범하게 웃고, 뛰어놀고, 밥을 먹는 그런 당연한 일상들이 사실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건강하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오늘은 아이가 완전히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다시 활기찬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그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이제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지새운 이 밤들이,

아이와 함께 이겨낸 이 작은 시간들이 언젠가는 소중한 추억이 될 거라고 믿어요.


지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들이었어요.



오늘의 마음 PT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지켜줘야하는 존재를 느낄 때 우리는 더 깊은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 하루,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세요.


건강하게 함께 있는 이 순간들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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